'플랜 B' 추진..'핵심법안 몇개만 선택해 야당에 도와달라 부탁해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제공 : 기재부)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더불어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20대 총선 결과 122석에 그친 새누리당은 국민의당의 전적인 협력이 있다 해도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의석인 180석을 확보할 수 없다. 새누리당뿐 아니라 더민주 역시 독자적 힘으로는 자신의 정책을 구현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은 설득과 협력을 전제로 하는 국회선진화법의 존치를 원했고 각 당에 대화하지 않고선 살 수 없는 환경을 절묘하게 연출해냈다.여소야대(與小野大) 후폭풍에 경제 정책을 펴는 정부의 고민도 새누리당 못지않게 깊어지는 모습이다. 박근혜대통령은 이달 하순쯤 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재정개혁안을 비롯해 그간 논의돼온 경기활성화 대책들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양적완화와 재정확대 정책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추려 검토할 계획이다.이달 말까지 청년ㆍ여성 일자리 대책과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등 주요 정책도 잇달아 발표된다. 일자리 대책에는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모든 고용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효율화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여당의 참패로 끝난 선거 결과에 따라 큰 그림의 정책 방향에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총선의 의미나 경제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내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바뀐(불리해진)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하기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정부는 그간 지체됐던 구조개혁 및 각종 경제 관련 법안 처리와 관련한 논의에 속도를 낼 참이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법안 통과가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비상 계획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컨탠전시 플랜을 만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총선 결과가 나온 뒤에는 4대 구조개혁과 관련해 입법 활동 없이 실천이 가능한 부분들을 찾고 있다면서 '플랜 B' 추진 방침을 구체화했다. 19대 국회 회기는 5월 29일 끝나기 때문에 그 전에 무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쉽지 않은 걸 알지만 정부는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4개 법안 등의 통과를 추진해볼 요량이다. 14개 시ㆍ도에 지역전략산업을 지정해 덩어리 규제를 모두 풀어주는 내용의 규제프리존특별법 제정안도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사실상 19대 국회가 문을 닫은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입법 과정을 동반하는 정부의 정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와 관련, 방미 중인 유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정치 상황이 새롭게 나타났지만 구조개혁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여야가 다른 생각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저희(정부)가 잘 설명하면 구조개혁을 계획한 방향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4대 개혁 추진을 위한 야권과의 소통 필요성을 언급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계류 중인 법안 중에서 핵심적인 몇 개만 선택해 (야당 측에)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 도와달라고 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며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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