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박형중 산삼감정평가위원장의 산삼 기부
산삼을 건넨 박씨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지금까지 박씨가 5년 동안 서초구청에 기증한 산삼만 총 14박스. 한 상자에 다섯 뿌리이니 70여개가 된다. 시가로는 얼마냐고 묻자 박씨는 “제 손을 떠난 것은 절대 환산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웃는다. 특별히 서초 지역의 아이들에게 산삼을 기증하기 시작한 데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는 아니다. 생활이 어려운 난치병 환아를 돕고 싶어 소아암 관계기관, 성당, 교회 등 여러 곳에 문의했지만 서초구가 대상자 발굴에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귀찮을 법도 한데 박씨의 의견을 찬찬히 물어가며 산삼이 필요할만한 환우를 둔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알아보는 구청 직원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서초구에서 찾아주는 곳이라면 믿고 기증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박씨와 서초구 인연의 시작이었다. 박 대표는 이외도 산삼감정협회 수익금 일부를 소아암환자에게 성금으로 기부하는 등 평소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크고 작은 기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30년 동안 산삼을 캐 온 베테랑 심마니 박씨. 귀한 산삼을 기증하게 된 계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기부천사를 만든 건 다름 아닌 박씨의 아버지였다. 어렸을 적 넉넉지 않은 살림임에도 걸인들을 집으로 들여 마루에서 밥을 먹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남을 돕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박씨의 고향은 전남 순천이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첫 수확한 볏단을 땅 한 평 없는 동네 사람들에게 전부 나눠주고 오도록 심부름을 시켰단다. 박씨에게는 바로 그것이 산교육이었다. 박씨는 한 달에 20여일은 산에서 산다. 덕유산과 소백산을 비롯해 장성, 정선, 화천 등의 산을 찾아 헤맨다. 산에서 자기도 하고, 자동차에서 자거나 민박을 하기도 한다. 한 해 평균 10박스 내외를 채취한다고 하지만 아무리 산삼을 찾아 나서도 한 뿌리 조차 못 캐는 해도 많다. 당연히 가정에는 소홀해지기 마련. 먹고 살기도 힘들다며 박씨의 이유 없는 기증에 불만을 토로하던 아내는 지금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한다.박씨는 며칠 전 전화를 한통 받았다. 지난 1월 서초구청에서 산삼을 건네받은 조씨(43세)였다. 아이가 이번 겨울 내 감기 한번 안 걸리고 몸무게가 늘었다는 것. 조씨는 “아이가 백혈병 치료를 받다 폐기능이 나빠져 감기에 잘 걸리곤 했는데 산삼 복용 후 아직까지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고 기침도 많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아이한테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데 형편상 그러지 못한데 이렇게 산삼을 기증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산삼 기증식에서 산삼과 함께 전해진 것이 또 있었다. 어머니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던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일본에 다녀오며 직접 사온 감기약을 함께 건넨 것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비싼 비용 때문에 변변한 치료 한번 못 받는 아이들이 정말 많이 있다.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직접 들으니 자식 키우는 같은 엄마로서 그 절박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아리다. 아이들과 어머니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발 벗고 도울 것” 이라며 “서초에 매년 베풀어주시는 박 대표님의 귀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그 마음 헛되지 않도록 도움이 꼭 필요한 가정을 꼼꼼히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