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노재헌씨 페이퍼컴퍼니 설립…SK '노씨 개인의 문제'

▲노재헌씨(좌)와 최태원 회장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노태우 전(前) 대통령의 장남 재헌(51)씨가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페이퍼컴퍼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SK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았던 회사의 홍콩법인 대표가 노씨라는 점, 이 법인이 노씨가 세운 페이퍼 컴퍼니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됐다는 점 등에서 처남·매형 관계인 두 사람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SK그룹은 노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에 대해 "노씨 개인의 문제라 그룹 차원에서 해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페이퍼컴퍼니와 연계된)계좌 개설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내놨다.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한국의 뉴스타파는 지난해 199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만들어진 조세도피처 회사 20여 만개의 설립 서류와 주주·이사 명부, 내부 직원 이메일 등을 조사한 결과 노재헌씨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이날 뉴스타파 측은 노씨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 사실을 밝히면서 조세도피처 회사가 인크로스와 관계됐을 경우, 최태원 SK 회장과의 연계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인크로스는 지난 2007년 8월13일 설립된 모바일 광고·게임 업체로 처음에는 티노솔루션즈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9년 6월 SK계열사인 크로스엠인사이트 미디어랩 사업 부문을 인수하고 2010년 11월30일에는 이노에이스 등의 회사를 인수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앞서 SK텔레콤의 광고 미디어를 담당하던 계열사 에어크로스는 지난 2007년 기준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3억3207만원, 15억467만원에 이르는 회사였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10월23일 크로스엠인사이트와의 양수도 계약을 체결, 47억원에 영업권을 넘긴 뒤 청산 절차를 진행했다.이어 크로스엠인사이트는 2009년 6월12일 인크로스와 디지털 광고 매체대행 사업부문과 관련한 유·무형자산 및 영업권 일체를 양도하는 계약을 40억원에 체결하고는 2010년 3월1일 오케이캐쉬백과 흡수 합병했다.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에어크로스가 사실상 SK그룹의 지원 아래 성장했고, 이어 자본금의 두 배에 이르는 이노에이스를 흡수 합병하게 되자 일종의 밀어주기 또는 최 회장의 위장 계열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노씨는 여러 차례 인크로스 등기 이사로 재직하는 등의 관계를 맺어 왔고, 실제로 대주주에 그가 포함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노씨가 회사의 감사 등으로 매형을 앉혔다는 점을 들면서 최 회장이 실질적 주인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뉴스타파는 "(인크로스는)성장하는데 SK의 굉장한 지원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처남을 앞세운 위장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면서 "(인크로스가)홍콩 현지 법인을 2010년도에 만들었는데 법인 대표가 노재헌씨다"라고 했다.또한 "SK와의 관계도 들여다는 봤는데 현재로선 추정할 뿐"이라면서도 "조세도피처 회사가 인크로스와 관계된 곳이라면 위장 회사라는 추정에 따라 최 회장과 관계있을 개연성은 있다"고 덧붙였다.ICIJ와 뉴스타파 조사 결과 노씨는 지난 2012년 5월18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원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지씨아이 아시아(GCI Asia) ▲럭세스 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onal) 등 페이퍼컴퍼니 3개사를 설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노씨가 회사를 설립한 2012년 5월은 재산이 공개될 우려가 있는 시기, 이사직을 사퇴한 2013년 5월은 조세피난처에 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던 때다. 노씨는 페이퍼 컴퍼니 설립과 관련해 "개인적인 사업 목적으로 1달러짜리 회사를 몇 개 설립했지만 이혼 등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회사를 이용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SK그룹 관계자 또한 이날 "페이퍼컴퍼니 설립은 노씨 개인의 문제라 그룹 차원에서 해명 또는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페이퍼컴퍼니와 연계된)계좌 개설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ICIJ와 뉴스타파가 이날 발표한 내용은 노씨 개인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그룹 차원의 해명이나 언급은 부적절하다는 게 SK그룹의 설명이다.ICIJ와 뉴스타파가 확보한 데이터베이스에는 한국인 주소지로 검색되는 사람만 195명, 노씨를 포함하면 196명 또는 그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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