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부회장 "세계적 정유회사가 우리의 경쟁대상" 가격·품질 경쟁력 갖추려 전사적 노력 울산 공장에서만 지난해 생산원가 2000억원 줄여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석유제품 생산 원가를 전년 대비 2000억원 정도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 SK 울산 정유 공장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일궈낸 성과다. 2000억원은 SK이노베이션이 기록한 지난해 영업이익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이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석유제품 생산에 힘을 쏟는 이유는 수출 확대를 위해서다. 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올해 수출 비중 목표는 전체 매출의 80%에 늘리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75.5%였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글로벌 경쟁력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SK 울산공장 방문 때마다 "'수출 기업'을 지향하는 SK이노베이션의 경쟁 상대는 국내에 없다"며 "다국적 에너지 기업 로열더치 셸과 영국의 브리티시 페트롤(BP)같은 세계적인 정유 회사가 우리의 경쟁상대"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수출 생산 원가를 줄이기 위해 연구개발ㆍ설비개선ㆍ원유 수입처 다변화와 같은 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석유화학제품인 나프타 생산 가능 온도를 10도 가량 낮춰 연료비를 대폭 아꼈다. 벙커C유로 스팀을 만들어 구동하던 일부 생산설비를 전기모터로 가동하도록 해 원가 개선을 한 사례도 있다. 하루 원유 정제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설비도 손질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런 방안들 덕분에 지난해에만 울산 공장에서 2000억원의 생산 비용을 줄여 수출 경쟁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중 하나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송진화 대표는 한국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없다. 원유 수입과 석유 제품 수출을 위해 대부분 일정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 세계 3대 원유 거래시장이 있는 싱가포르에서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송 대표는, 이달 중동과 영국으로 출장을 떠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수출 물량 중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국가는 호주와 미국, 말레이시아다. 2011년 대비 지난해 호주는 3%→12%, 미국은 4%→8% 말레이시아는 1%→5%까지 늘었다. 반면 과거 주요 수출국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3%→15%, 인도네시아는 12→6%까지 떨어졌다. 이들 국가의 석유제품 자급률이 높아진 탓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수출 비중을 높이려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새로운 수출 국가를 선점하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이 최소 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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