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철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열린 유세에서 청중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보카라턴, EPA=연합뉴스)
트럼프 캠프는 14일 저녁 남부 플로리다 지역 유세 계획도 전격 취소하고 오하이오주로 이동키로 했다. 플로리다 지역에서도 트럼프 유세장 주변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가 열릴 것이란 첩보를 접하고 유세를 포기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에대해 주말 유세를 통해 “헌법에 보장된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권리가 사라졌다”며 반대 시위대들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특히 민주당의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공산당의 친구’라고 주장한 뒤 “반대 시위자들은 샌더스의 군중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연단 진입을 시도한 남성에 대해선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된 인물이라고 단언했다. 자신에 대한 반대파 시위대들을 ‘좌파 빨갱이’나 ‘극단 이슬람 테러리스트’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미국 정가와 언론들은 유세장 폭력사태는 결국 트럼프가 자초한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해 대선 출마직후부터 일관되게 ‘분노 마케팅’을 내세워왔다. 미국 보수층과 백인들의 현실에 대한 불만을 자극해 이를 자신에 대한 지지로 연결시켜온 것이다.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들을 성범죄자로 몰아세워 국경 장벽 설치를 약속하고 무슬림 이민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공약은 전세계에서 놀림과 공분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미국 내 트럼프의 지지율은 오히려 이를 계기로 오히려 급등해왔다. 이덕에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공식 대선후보가 되면 민주당 후보에 맞서 분노와 증오 마케팅은 절정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트럼프의 언행에 대해 부글부글 끓고만 있던 이민자 및 시민 단체, 학생 그룹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트럼프 반대 시위대들은 현장에서 ‘트럼프는 히틀러다’ ‘트럼프는 증오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손 피켓을 들고 ‘트럼프 반대’를 외치고 있다.물론 이같은 반대 시위가 당장 트럼프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트럼프에 대한 기존 지지층을 오히려 더 결속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는 15일(현지시간) 폴로리다, 오하이오, 일리노이 등 대형주에서 펼쳐지는 ‘미니 슈퍼 화요일’의 결과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록 트럼프가 이번 경선에서도 승리를 거둔다하더라도 그를 둘러싼 반대 시위와 유세장 폭력사태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사회의 분노와 증오를 조장해서 인기를 얻은 만큼 그에따른 업보도 함께 짊어지고 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