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실수에도 흔들림 없이 승부중반 이후 알파고 실책에 '반면승부' 알파고 역전 못해 180수만에 4국만에 첫 불계패
이세돌 9단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첫 승을 거뒀다. 이 9단은 알파고의 실수에도 차분하게 임하면서 알파고에게 설욕했다. 13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4국이 열렸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백을 쥐었고 180수만에 승리했다.알파고는 87수에서 악수를 뒀고 역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굳어졌다. 접전이 일어난 중앙 대신 우변, 좌하귀 등 엉뚱한 곳에 수를 뒀다. 순간 대국 중계장이 술렁였고, 알파고에게 에러가 난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트위터를 통해 "이세돌의 플레이가 놀랍다"며 "알파고가 잘 해왔지만 79수에서 혼선을 빚어서 상당히 난처한 상황이 됐다"고 평했다.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세돌 9단이 상대가 헷갈릴 만하게 수순을 비틀었는데 알파고가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이상한 수를 연발했다"고 평했다.이세돌 9단은 초·중반까지 알파고에게 세력 형성을 허용하는 대신 집을 확보하는 실리바둑을 선보였다. 중반부 이후까지 어느 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웠으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도 접전은 계속됐다. 후반부에는 이세돌 9단이 둔 70번째 수 이후 알파고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알파고가 10집 이상 유리해진 상황이었으나 이세돌 9단은 수를 내려는 시도를 감행했다. 수를 낸다는 것은 상대의 집을 망치고 자신이 안방을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송 9단은 "초반에는 이세돌스럽지 않게 무난하게 착점하다가, 중반부터 기세싸움이 타개(상대의 세력권으로부터 안전하게 탈출시키는 과정)를 시작하면서 바꿔치기가 일어났다"며 "이세돌 9단에게도 실수가 있었지만 절묘한 수순으로 판을 흔들었고 알파고에게서 이해할 수 없는 수순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설명했다.한편 알파고가 실수를 해도 아자황 박사(아마 6단)은 흔들림 없이 바둑을 뒀다. 이세돌 9단은 대국 도중 두번이나 화장실에 갔지만 아자황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실책에도 심리적 동요 없이 승부를 펼쳤다. 승부가 '반면승부'로 좁혀진 상황에서 알파고가 맹렬히 따라붙었지만 이세돌 9단이 결국 승리했다. 반면승부란 덤을 받은 백이 유리한 상황을 일컫는다. 마지막 대국은 오는 15일 개최된다. 이미 알파고가 승리한 상황이지만, 대국 조건대로 이세돌 9단은 끝까지 대국을 치러야 한다. 이세돌 9단은 대국료로 15만 달러를 받게 된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