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vs이세돌 4국]이세돌 '신중모드'…'어제와 다르다'

백돌 쥔 이세돌, 덤 이득 활용하려는 안정적인 바둑알파고와 시간차 20분 가량 벌어져 "2국 이후 내린 결론, 초중반 이득 얻어야 유리"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세돌 9단이 2국때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바둑을 보여주고 있다. 백을 쥔 측에게 주어진 덤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13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4국이 열렸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백을 쥐었다. 현장에서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세돌 9단이 2국과 마찬가지로 백번일 때는 안정적으로 포석을 짜고 있다"며 "이 9단이 흑번일 때는 초반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갔지만 알파고도 흑을 둘 때 놀랄만한 수가 일찍 나온다"고 말했다.알파고는 첫수에 우상귀 화점, 3수째는 좌상귀 소목을 뒀다. 12수까지는 2국 때와 동일한 전개가 이어지면서 이세돌 9단이 대국 초반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곧 이세돌 9단이 먼저 다르게 착점하면서 알파고도 다른 수로 맞섰다.이세돌 9단은 2국 때와 마찬가지로 백에게 주어진 덤을 활용하기 위해 안정적인 대국을 펼치고 있다. 송 9단은 "이 8단은 백돌을 쥘 때(2국, 4국) 안정적인 전략을 쓰는데 덤의 이점을 살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2국 후 후배들과 밤샘 연구 후 내린 결론은 중반 이후에 접어들면 이기기 힘들기 때문에 초중반 득점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이어 "알파고가 새로운 수 가지고 나왔고 알파고 입장에서는 바둑이 잘 정리되고 있다"며 "이 9단이 어제는 적극적으로 두더니 오늘은 다른 사람처럼 침착하게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알파고의 시간관리는 완벽에 가깝다. 대국이 진행된 지 1시간에 접어들자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시간 차이가 20분 가량 벌어졌다.송 9단은 "이세돌 9단의 장점은 바둑이 어려워지는 중반쯤 시간의 압박을 주는데 이번엔 그부분은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자기의 시간을 사용하면서 최선의 수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알파고는 프로 기사들이라면 악수라고 생각할 만한 수를 두기도 했다. 과정상 알파고의 실수나 악수라고 여겨지는 부분들이 큰 흐름에서는 아닌 경우도 많았다.송 9단은 "알파고 보면서 바둑의 매력에 다시 빠진다는 이야기가 있고, 지금까지 패러다임에서 나쁘다고 했던 수나 모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이번 대국이 끝나면 기술적으로 발전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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