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현 용산구청장, 다자녀 직원 승진시킨 이유?

2016년 상반기 승진인사에서 다둥이 엄마 3명 우대 승진...육아휴직 공무원 희망보직제, 출산 직원 복지포인트 지급 등 인센티브 다양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밤하늘 보면 엄마가 생각나. 왤까. 엄마란 좋은 거”용산구청 소속 7급 공무원 유은정(39) 주무관은 자녀가 쓴 동시를 보여주며 밝게 웃었다. 유 주무관은 올 초 ‘셋째아 양육 공무원’으로 우대를 받아 승진에 성공했다.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한편 공직사회 사기진작과 활기찬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다자녀 직원 승진 등 인센티브 시행에 나서 주목된다.구가 2012년 ▲3자녀 이상 공무원 승진 우대 ▲임신 또는 육아 여성공무원 당직 면제 등을 골자로 한 ‘임신·출산 다자녀 직원 인사·복지 우대 계획’을 발표한지 4년이 지났다.계획에 따르면 승진 우대 대상은 자녀가 3명 이상이고 그 중 최소 1명이 2006년 이후 출생아인 7급 이하 전 직원이다.

유은정 주무관 세 자녀

대상자는 승진인원의 최대 20% 범위 내에서 우선 선발된다. 단, 기술직(토목, 건축 등)의 경우 인사 정책이 시·자치구 통합으로 운영되고 있어 우대에서 제외된다.처음에는 직원들로부터 ‘생소하다’는 평가와 ‘정말로 다자녀로 승진이 될까’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올 상반기 승진인사에서 다둥이 부모가 3명이나 우대 승진할 정도로 이제는 정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이다. 나아진(9),주안(8),아연(6) 3남매를 키우고 있는 유은정 주무관은 “2006년 9급으로 입사한 뒤 7급 승진까지 10년이 걸렸다. 육아휴직 기간 4년을 제외하면 실제 승진에는 6년이 걸린 셈”이라며 “동기들에 비해 크게 뒤쳐지지 않았다. 다둥이 엄마로 살면서 처음 혜택을 본 기분”이라고 말했다.또 이번 승진인사에서 6급으로 승진한 심현숙(43) 주무관은 “예전에는 다둥이 부모라고 해도 지원되는 게 전혀 없었다. 자식 셋을 키우느라 젊어서 고생을 좀 했다”며 “애들 덕을 이제야 본다”며 웃었다.구는 다자녀 직원 우대 승진 외에도 인사담당자가 휴직 만료 전 육아휴직 공무원과 상담을 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희망부서로 복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직원 출산시 첫째아 10만원, 둘째아 30만원, 셋째아 50만원 상당의 복지 포인트도 지급한다.임신 12주 이내, 임신 후 36주 이상 여성공무원에 대해 휴식 또는 병원 진료 등에 이용할 수 있도록 특별휴가를 지급하고 있으며 청사 내 여직원 휴게실도 설치 운영, 직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직급이나 자녀수와 상관없이 임신상태이거나 만 2세 이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여성 공무원은 당직(일직) 근무를 면제해주는 정책도 시행중이다.이밖에도 직장과 가정의 균형을 통한 가정 친화적 공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매월 둘째·넷째주 수요일 정시(오후 6시)에 퇴근하는 ‘가정의 날’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필요할 경우 시차출퇴근제와 근무시간선택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은정 주무관 세 자녀가 쓴 동시

또 구는 지난달 18일 행정직 8명, 간호직 1명을 한시임기제공무원(1년 임기)으로 신규 임용했다. 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처리, 육아휴직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방침이다.성장현 구청장은 “용산구청을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직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어린이·청소년 종합타운 건립을 비롯해 구에서 추진 중인 여러 정책들이 구민의 출산을 장려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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