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아이오와 코커스, 美 대선 지형을 바꿨다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경선의 첫 관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지형을 바꾸는 분수령이 됐다. 후보 인기도 조사와 TV 토론을 바탕으로 형성됐던 경쟁구도는 아이오와 코커스 투표 결과에 따라 실제 드러난 역학관계를 바탕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변화된 지형에서 오는 9일 치러지는 두 번째 경선 관문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급부상, 공화 경선 3파전으로= 공화당에선 지난해부터 후보들이 난립했다. TV토론도 1부와 2부로 나눠 치러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부동산 재벌이자 유명 방송인 경력의 도널드 트럼프의 독주 무대였다. 트럼프는 줄곧 공화당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켜왔다. 지난달 26일 CNN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41%의 지지율을 보였다. 19% 지지율로 2위에 올랐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보다 두 배 이상 앞서 있었다. 아이오와 코커스 직전에 실시된 조사에서도 트럼프는 크루즈 의원에 7%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상황이 달라졌다. 조직표와 보수층 당원 공략에 주력했던 크루즈 의원이 트럼프의 돌풍을 잠재웠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투표 결과가 트럼프의 인기 거품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경선 결과를 통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후보는 3등을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이다. 득표에서도 트럼프와는 1.2%포인트 차이뿐이다. 아이오와주는 공화당원들 성향이 워낙 보수적이어서 루비오에겐 불리한 지역으로 간주돼 왔다. 그럼에도 이 같은 선전을 펼친 것은 그가 언제든 선두로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저력을 입증한 셈이다. 실제로 아이오와 코커스에 참여한 공화당 투표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루비오가 대선 후보가 될 것이란 답변이 가장 높았다. 앞으로 공화당 대선 레이스는 군소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치열한 3강 구도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세론 깨진 힐러리, 샌더스와 장기전= 민주당은 2일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자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클린전 전 장관은 49.9%의 득표를 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무소속 상원의원(버몬트)인 버니 샌더스와는 불과 0.3%포인트 차이였다. 확보한 대의원 수도 23대 21로 대동소이했다. 사실상 비긴 승부다. 이로써 '힐러리 대세론'은 물거품이 됐다. 더구나 샌더스 의원은 아이오와 코커스를 통해 '아웃 사이더'에서 당당히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후보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샌더스 의원은 다음 격전지인 뉴햄프셔로 이동해 가진 연설에서도 "어젯밤 우리는 정치 혁명을 이뤘고, 이제 이를 미국 전역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사자후를 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경선 막판까지 샌더스 의원을 상대로 피말리는 접전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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