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대학등록금 마련하려 빌린 300만원2년 후 원금 감당 못해 대출 돌려막기…신용은 5등급에서 10등급으로 추락서민전용 바꿔드림론 찾았지만 5~6등급 중신용자 위주로 혜택[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1.부산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권지민(가명·24)씨는 2년여 전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300만원을 대출 받았다. 대학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해온 권 씨는 처음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300만원이면 1년간 생활비를 조금씩 모아서 금세 마련할 수 있으리라. 이자는 10%, 대출기간은 1년, 만기일시상환방식으로 한 달에 2만5000원씩 이자를 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권씨에겐 채무불이행자란 꼬리표가 달렸다. 300만원의 빚은 1000만원으로, 매월 2만5000원을 내면 됐던 이자는 25만원으로 불었다. 300만원을 대출 받은 1년 후 원금 상환이 힘들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게 패착이었다. 2년 만에 권씨의 신용등급도 5등에서 최저등급인 10등급까지 뚝 떨어졌다. 권씨는 "신용이 낮으면 돈을 빌리는 데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며 씁쓸해 했다. #2.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황원우(가명·27세)씨도 대출금만 생각하면 온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부친의 사업부도 후 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교를 다녔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준비를 하기 힘들어 졸업을 앞두고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돌려막기 식으로 버텼지만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취업만 하면 바로 갚을 것이란 생각에 2금융권에 발을 들였다. 저축은행서 연 20%대의 금리로 대출 받은 돈으로 카드 연체대금을 정리했다. 취업은 쉽지 않았다. 저축은행의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또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황씨는 "처음 저축은행에 갔을 때 신용등급이 6등급이라고 들었는데 이후 현금서비스 한도액이 줄어들어 문의를 했더니 9등급으로 떨어졌다는 답을 들었다"며 "저신용자라 앞으로 카드 신규발급이 힘들 수 있다고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신용자로 떨어지면서 앞으론 돌려막기식 임시 처방도 못하게 된 것이다. 어느새 취업준비는 남의 일이 됐다. 카드빚 700만원, 대부대출 1100만원, 학자금 대출 1300만원을 생각하면 아르바이트도 감지덕지해야 한다. #3. 서울 성북구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김연후(가명·42세)씨. 얼마전 급전이 필요해 저축은행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4개월전 대출 받을 당시 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더 떨어져 대출금리가 더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가게 개점을 앞두고 1000만원 정도가 부족해 대출을 받으려고 은행에 들렀다가 거절당한 적 있다. 신용등급이 7등급으로 낮고 직장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저축은행에서 연 23%가 넘는 금리로 1000만원을 빌렸는데, 제2금융권서 대출 받은 이력에 신용등급이 떨어졌고 금리가 또 올라간 것이다. 김씨는 "다들 초저금리라고 하는데, (나는)돈이 필요하면 계속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며 착잡해 했다. 2016년 저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저신용자들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통상 저신용자는 10개의 신용등급 중 7~10등급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