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부지에 레미콘 공장이라니” 주민들 반발

[아시아경제 최경필]

[고흥군 포두면 주민들이 폐교부지에 레미콘 공장 건립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반발하고 있다.]

고흥군 포두면 옥강초교에 레미콘 공장 건립 추진 ‘말썽’청소년수련원 용도로 매각…고흥교육청 감독 소홀 ‘비난’과거 지역민들이 기부해 설립했던 전남 고흥군의 시골 폐교부지에 레미콘공장 건축이 추진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그동안 폐교부지 매각과정에서 당초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었는데도 고흥교육지원청이 이를 방치한 것에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고흥교육지원청과 고흥군 포두면 옥강리 주민들에 따르면 옥강초등학교 폐교부지가 2007년 A업체에 청소년수련원 건립 목적으로 매각됐다.하지만 이 폐교부지는 첫삽도 뜨지 못한 채 4년여 만에 개인에게 매각됐으며 지난해 고흥의 S레미콘에 또다시 매각돼 지난 12월부터 주민들의 동의나 공장건축 허가도 없이 수목을 훼손하고 건축폐기물 야적 등 공장 건설이 진행됐다.당초 계약서에는 5년 이내에는 매각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으나 고흥교육지원청도 모르게 매각됐고, 세 번이나 주인이 바뀌면서 매매 취소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정직 옥강리 봉암마을 이장은 “이 학교부지는 과거에 주민들이 기부해 마련한 땅이고, 주민들의 생활중심지로서 환경오염시설인 레미콘 공장이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들어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레미콘공장이 설립될 경우 지하수 고갈과 비산먼지 피해뿐만 아니라 인근의 굴 양식장 등의 피해가 우려돼 주변마을 주민들과 연대해 무조건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폐교부지와 50m 정도 떨어진 봉암마을은 2013년 농림부가 주관한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관련사업을 진행해온 가운데 날벼락 같은 소식에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이 폐교부지는 고흥 최대 관광지인 나로도로 들어가는 19번 국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고, 최근 국도 직선화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지역 관광이미지 훼손도 우려되고 있다.무엇보다 주민들은 폐교재산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고흥교육청을 성토했다.이에 대해 교육청 측은 2011년 ‘폐교재산 활용 촉진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매각 후 5년 동안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매매할 수 없도록 특약등기 조항이 신설돼 폐교자산의 무분별한 용도변경을 막아왔으나 그 이전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노종훈 고흥교육청 행정지원과장은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땅주인이 두 번이 바뀐 상태에서 민법상 매매 취소를 위한 소송은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장 설립 허가기관인 고흥군에는 당초 계약한 청소년수련원 용도 외의 허가는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지난 12월 공장 설립 신청을 접수한 고흥군은 관련서류 미비를 이유로 2월까지 보완 조치를 내렸다.고흥군 관계자는 “환경오염시설은 어느 시·군에서나 이해당사자인 주민들의 동의 없이는 건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최경필 기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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