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선물 선호…수천만원짜리 고가선물 '팔린다'-불황일수록 고가제품 출시…사지 않아도 좋다 '노이즈마케팅' 노려-"저걸 누가 사?"…오히려 극단적인 가격대로 홍보에 이용하기도
(사진 왼쪽부터)4500만원짜리 '루이 13세 제로보암', 5800만원짜리 '샤또 무똥 로칠드 1945년산'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추석을 맞아 백화점들이 다양한 상품권을 내놓고 치열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5000원, 1만원, 5만원, 7만원, 10만원권 등 금액 상품권을 내놓는가하면 10만원대 이상의 고가 선물세트도 강화했다.'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5년 기사 중 일부다. 그 당시에는 10만원 넘는 제품들이 '고가선물'에 속했다. 이렇듯 명절 선물에 있어서 '고가' 제품은 늘 있어왔다. 남들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수요가 있는 한 고가 제품은 항시 존재한다. 고가의 기준이 달라졌을 뿐이다.2016년, 설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준비한 선물세트를 보면 고가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수백~수천만원대 제품들이다. 장기불황 탓에 대부분 실속형·저가형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지만 백화점·호텔에서는 최고 4500만원짜리 고가 선물세트를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불황에도 프리미엄 고가 선물을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는 방증이다.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서울은 루이 13세 컬렉션 중 한정판의 최상급 코냑인 루이 13세 제로보암을 올해 설 선물세트 중 하나로 내놨다. 1병 한정으로 가격은 4500만원으로 웬만한 샐러리맨 연봉에 준하는 가격이다. 타호텔들도 고가 선물세트 출시에 여념이 없다. 1000만원 이상의 고가 선물 세트를 내놓은 호텔은 인터컨티넨탈의 그랑크뤼 1등급 와인 셀렉션(1800만원),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발렌타인 40년산 한정판(1200만원),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정상의 만찬 패키지(1000만원) 등이 있다. 리츠칼튼서울도 1200만원 상당의 명품 와인 세트를 내놨으며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도 최고 500만원에 달하는 상품을 마련했다. 업계가 이같은 고가 선물세트를 내놓는 것은 '팔리지 않아도 이슈성으로 부각되니 좋고, 팔리면 더 좋다'는 식의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즉 업체 홍보 효과를 위한 상직적인 의미가 더 크기 때문에 굳이 판매되지 않아도 고가 상품을 내놓는 셈이다.2013년 롯데백화점이 추석을 맞아 1병만 내놓은 최고급 빈티지 와인 '무통로칠드 1945'는 판매가격이 무려 6200만원에 달했다. 프랑스가 독일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1945년산으로 역사적인 가치가 높고, 생산된 지 60여년이 흘러 재고도 많지 않은 희귀제품이라는 게 당시 백화점 측 설명이었다. 그러나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롯데호텔이 5800만원대로 재출시했다. 지금까지도 고가상품 중 하나로 회자되며 마케팅 효과는 톡톡히 봤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실제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다.롯데호텔이 2013년 4000만~5000만원에 상당하는 '2007년산 로마네 콩티 와인 세트'가 포함된 6000만원짜리 패키지 한정 상품 '라 메이에르 갸스트로노미'는 실제 팔려나갔다. 수백만원대 고가 선물도 일반인들의 예상과는 달리 인기리에 판매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한정 상품에 대한 마니아층이 있는 와인은 초고가 상품이 실제 팔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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