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후 투신권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보니…지수 베팅 ETF·중소형주·전기차 테마株에 러브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중국 증시 급락으로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내려간 사이 펀드매니저들은 개별 종목보다 지수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장바구니에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으로는 중소형주, 전기차 테마주 등을 주로 편입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신권이 연초후 순매수한 종목 1위는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으로 매수금액은 7467억5600만원이다. 중국 증시가 연초부터 3000선을 위협받는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1961.31에서 이달 12일 1890.86으로 주저앉았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지선을 1850~1900선으로 보고 있는데 지수가 하락 방어선에 가까워진 만큼 투신권도 저가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대내외 경제 및 증시 불확실성으로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자 ETF에 투자해 지수에 베팅, 리스크를 낮추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코스닥 15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 150(339억800만원)', 코스피200 일간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291억3100만원)'도 각각 순매수 종목 4, 5위에 올라 연초후 투신권 순매수 종목 상위 5개 중 3개를 개별 종목보다는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 차지했다. 중소형주를 담았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투신권이 KODEX 코스닥 150 매수에 나선 것은 연초후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흐름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150지수는 대표 시장 지수들과는 달리 제약, 생명공학ㆍ생명과학, 소프트웨어ㆍ서비스, 미디어, 건강관리 장비, 서비스 업종을 많이 담아 중소형주 비중이 크다. 전기차 테마주도 투신권의 러브콜을 받았다. 투신권은 삼성전자(685억2000만원), LG전자(342억1500만원)도 각각 2, 3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부동의 대장주 삼성전자를 전기차 테마로만 묶을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LG전자는 오래 전부터 전장부품분야를 꾸준히 육성하고 있어 전기차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투신권이 전기차쪽에 관심을 두는 것은 중국 경제 둔화, 유가 하락,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와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국내 증시도 특정 테마가 주도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화장품ㆍ바이오주가 증시를 주도했다면 올해는 전기차 관련주가 부각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밖에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롯데케미칼(277억2600만원), NAVER(217억1800만원), 아모레퍼시픽(211억2200만원), POSCO(191억8900만원), SK(190억4300만원)를 순매수했다. 연초 증시 급락 시기, 대형주를 저가매수한 것이다. 반면 투신권 순매도 종목 1~5위는 삼성전자우선주(145억2600만원), 한국항공우주(136억3700만원), SK하이닉스(128억3900만원), 유한양행(108억2300만원), 하이트진로(80억1000만원)였다. TIGER 차이나A300(67억8500만원)도 8위에 올라 중국 증시에 대한 투신권의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신권이 연초후 인덱스형 위주로 사들인 것은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라며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 국내 증시가 바닥을 찍을 것이란 관측도 있는 만큼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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