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미국인 2명 중 1명은 자신의 어머니와 18마일(28.96㎞) 거리에 살고 있어, 크리스마스 귀향길이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다른 선진국과 달리, 노약자에 대한 부양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서 부모 근처에 둥지를 트는 자식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즈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건강과 은퇴 연구(the Health and Retirement Study, HRS)'를 통해 '미국 일반 가정과 그들의 어머니와의 거리'에 대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자 2만 명 중 절반은 그들의 어머니와 18마일 근처에 살거나 그보다 가깝게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20% 정도는 두 시간 이상 거리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거리에 살고 있는 가족(close-knit families)들은 대부분 다양한 세대(generation)로 구성됐으며 가족 간 경제적이거나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베이비부머의 경우 가족들의 부양이 필요하며, 맞벌이(두 곳에서 월급을 받는 가정)의 경우 자식들을 돌보기 위한 도움을 받기 위해 근거리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 정부의 노약자에 대한 부양 시스템이 부실함에 따른 결과로, 가족과 떨어지지 않거나 떨어졌다가도 다시 근거리로 이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또 교육의 수준이나 직장의 수입에 따라 가족과 떨어지는 거리가 결정됐다. 대학 등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거나 전문적인 학위를 받은 사람일수록 가족과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도/시에서 직업을 찾을 기회가 높고 수입도 더욱 높아진다는 점에서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소득 면에 있어서는 저소득자 가정의 경우 근처에 위치한 친척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미국 내 북동부와 남부의 경우 근거리 내 가족을 두고 사는 이들이 많았으며 서쪽으로 갈수록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시골일수록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HBS 보고서는 미국 가정과 그들의 어머니와의 거리를 조사한 것에 대해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욱 가족에 대해 더욱 헌신적이고 오래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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