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미국의 원유 수출 금지를 해제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데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함에 따라 최대 원유 수입국 중국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원유를 수입할지도 주목되지만 유가 급락 가능성에 따른 중국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수출 금지 조치가 해제된 미국 원유 생산량은 2030년까지 하루 평균 120만배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장 중국이 미국산 원유 수입에 나서지 않더라도 전 세계적인 원유 공급량의 증가로 인한 유가 하락이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시티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원유 수요의 60%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량은 지난 10개월 동안 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한 해에는 최소 5%가 증가한 하루 700만배럴을 수입할 것으로 내다봤다.그렇지만 당장 미국산 원유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원유 수입량의 60%를 책임지는 중동 산유국들이 저가공세로 중국 시장 지키기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제와 수송 비용 등을 감안해도 미국산 원유의 중국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SJ는 미국의 원유 수출로 인한 추가적인 유가하락이 원유 소비량이 많은 산업과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은 당국 차원에서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에너지분야의 가격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 14일 에너지 분야에서 가격 개혁을 추진해 국민들의 부담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번스타인리서치의 네일 비버리지 시장분석가는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해 증가하는 효용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셰일 오일 업계에 대한 중국의 투자도 활발해질 조짐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셰일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큰 손실을 본 틈을 비집고 중국이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즈의 스콧 셰필드 최고경영자(CEO)도 "중국 기업들이 몰려와 높은 가격에 시추 권리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물론 미국의 원유 수출이 중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저유가 기조가 가뜩이나 먹구름이 낀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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