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926일간의 공백기 메워준 '보은'인사…정철길·김영태 SK 부회장 승진

▲최태원 SK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SK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926일간의 최태원 회장 장기 공백기 동안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어온 인사들에 대해 보은(報恩) 인사를 낸다.SK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는 깜짝 승진자로 꼽힌다. 정 대표는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사상 최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수 있도록 진두지휘했다. 특히 올해는 4년만에 최대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어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부진 등으로 시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납품' 사건으로 재판에 소환돼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어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최 회장이 정 대표의 무혐의를 확신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정 대표와 함께 김영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도 SK그룹 부회장으로 승진된다. 지난 2012년 말 수펙스추구협의회가 현 체제로 구성됐을 때부터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아온 김 위원장은 최 회장의 지난 2년7개월간 공백기 동안 김창근 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함께 그룹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 말 제주도에서 2박3일간 열린 SK그룹 최고경영자(CEO) 합숙 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SK그룹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던 것은 수펙스추구협의회가 구심점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나타냈다. 이에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SK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공로를 높게 평가받아 유임된다. 주요 계열사 대표들도 모두 자리를 지켜 큰 폭의 변동은 없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조대식 SK(주) 사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4개 주요 계열사 CEO가 유임되는 등 대부분의 계열사 CEO들이 유임된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사면 직후 서린동 본사 사옥으로 출근해 계열사 사장들의 보고를 받는 등 2년7개월간의 경영공백 메우기에 분주했지만, 아직까지는 대폭 물갈이를 통한 '변화'를 줄 때는 아니라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는 안정에 중점을 두며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대부분 유임하는 쪽으로 방점을 기울인 것으로 풀이된다.이밖에 김형건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 사장은 SK종합화학 사장으로 임명하고 이완재 SK E&S 부사장을 SKC 사장으로 승진발령 낸다. 2년 임기가 끝난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 대표 자리 후임에는 송진화 SK이노베이션 전무가 발탁된다. 1970년대생이 SK그룹 계열사 대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은 2013년 SK에너지에서 분사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신설 자회사로 출범했다. SK그룹이 생산해 내는 각종 유화제품을 전세계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번 인사를 통해 '젊은 피'를 수혈, 사업추진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번 인사를 마무리 짓고 내년 2~3월께 지주사인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 복귀할 예정이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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