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최악의 경영 적자에 빠진 국내 조선업계는 인력감축과 자산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불황의 파고를 넘고 있다. 희망퇴직은 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는 하나의 현상이 됐고 임원들의 임금 반납, 비핵심 자산 매각 역시 유동성 확보를 위한 필수과정으로 자리잡았다.지난해부터 이어진 적자 쓰나미에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임원 30% 감축을 시작으로 과장급 이상 사무직 1500명과 15년 이상 근속 여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는 40대 임원을 대거 발탁하면서 임원진을 대폭 물갈이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전철을 밟았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실 경영 책임이 있는 임원에 대한 인사 조치를 통해 임원 규모를 30% 줄였고 부장 이상 고직급자 역시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을 병행, 1300명 중 300명을 감축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삼성중공업은 임원을 30%이상 감축한데 이어 상시 희망퇴직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선박 건조 모습
임원들은 임금 반납으로 구조조정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계열사가 동참하는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그룹 계열사 전 사장단은 흑자 전까지 급여를 전액 받지 않기로 했고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임원 역시 기본급의 10~20%씩을 반납하고 있다. 법정관리 위기에 내몰렸던 STX조선해양도 인력을 30%(700~800명) 가량 줄이고 임직원 임금 10%를 반납하는 내용의 고강도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비핵심 자회사, 자산 매각도 시행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연수원과 골프장 용도로 사용하던 에프엘씨(FLC)를 매각한데 이어 화인베스틸, 두산엔진 지분도 매각했다. 회사가 보유한 헬기도 최근 모두 매각했다. 이 외에 본사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총 75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사업장 부지와 건물을 300억원에 판 뒤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면지를 사용하거나 용접봉 하나도 아껴쓰는 문화는 이제 익숙한 광경이다. 송년회 등 연말 행사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은 긴축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불필요한 모든 사내외 행사와 각종 연수프로그램도 흑자를 달성하기 전까지 잠정 중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부분 전자 문서로 대체했고 컬러 인쇄는 되도록 사용을 금지하는 등 일상에서부터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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