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할 일 산더미인데…신동빈, 형의 압박에 깊어지는 고심(종합)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에게 직위 1주일내 복직시키라" 통보롯데 저의 의심스럽다 비판…신동빈, 수습할 일 산더미인 상황에서 형의 압박까지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면세점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경영권 분쟁 와중에 알짜 사업을 뺏기면서 그룹 개혁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공세가 다시 시작됐기 때문이다. 당초 이번 월드타워점 수성은 그룹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문제이자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카드로 점쳐졌다. 신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도 이처럼 면세점 수성이 지닌 의미를 알기 때문이었다. 시장에서는 신 회장이 월드타워점을 뺏긴다면 경영권 분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예상대로 신 전 부회장은 가족간의 사적인 대화를 공개하며 다시 압박에 들어갔다. 지난 15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 회장에게 1주일 내로 자신과 신 전 부회장을 원래 직위로 복직시키라고 통보했다는 점을 공개한 것이다. 또 신 회장이 그렇게 하겠다고 구두동의했다고도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생일 날 부인인 하츠코 여사, 장남 신 전 부회장 부부가 함께 배석한 자리에서 신 회장에게 "이사회를 마음대로 움직여서 나를 그만두게 한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고, 신 회장은 "죄송합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에게 1주일의 기한을 주면서 자신과 형을 원위치로 돌려 놓으라고 요구했고, 이에 신 회장이 "그렇게 하겠다"하고 대답했다고 신 전 부회장은 설명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본인의 요구사항에 대해 신 회장으로부터 확인각서를 받으려고 하자, 신 회장은 "나는 사인하기 싫다"고 말한 뒤, 집무실을 나가버렸다고 신 전 부회장은 덧붙였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분노가 워낙 크고, 본인이 이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라고 대화내용 공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입장발표를 통해 "고령의 아버님을 모시고 가족간의 대화가 어떤 환경에서 이루어졌는지 앞뒤 맥락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사 그런 말씀을 나누었다고 해도 어른을 예의로 모시는 대화를 가지고 상법상의 절차로 확대하는 것은 기업과 가족 간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신 회장은 면세점 수성 실패 이후 직원 고용 승계 등을 지시하는 등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그룹지배구조 개편과 호텔롯데 상장 등 추진해야할 일이 산더미인 상황에서 형의 계속되는 압박에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롯데그룹 관계자는 "지금 수습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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