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전 이상범, 한국화 경매 1위…낙찰총액 75억원

청전 이상범의 1967년 작품 '임천(林泉)', 195×76cm, 종이에 수묵채색. 지난 2004년 9월 서울옥션에서 7000만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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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청전(靑田) 이상범 화백(1897∼1972년)이 국내 미술시장내 한국화 작품 경매에서 낙찰 총액과 작품수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미술경제전문지 '아트 프라이스'는 2000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국내 8개 미술품 경매사의 낙찰 결과 중 '한국화 6대가'를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이상범이 낙찰작품 수 677점, 낙찰총액 75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고 5일 발표했다. 한국화 6대가는 의재 허백련, 이당 김은호, 심향 박승무, 청전 이상범, 심산 노수현, 소정 변관식 등 한국화가 여섯 명을 일컫는다. 모두 1890년대에 태어나 당대 화단의 양대 산맥인 조석진, 안중식 등을 사사해 전통 화법을 익혔다. 일제강점기에 활동을 시작해 한국전쟁과 분단, 근대화를 거친 세대다.이상범 화백은 중국 남종화법과 안중식의 영향을 받았으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개척해 향토색 짙은 작품을 그렸다. 1920년대 말부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삽화를 그린 그는 1936년 동아일보의 '일장기 삭제사건'에 연루돼 일경에 끌려가 고초를 받기도 했다.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붙은 일장기를 지우는 역할을 했다.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에 있는 그의 작업실 겸 후학양성소인 '청전화숙'은 지난 2005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이번 한국화 경매 분석은 서울옥션ㆍK옥션, 아이옥션(한국미술품경매)ㆍ옥션단ㆍ마이아트옥션ㆍ아트데이옥션ㆍ꼬모옥션ㆍ에이옥션 등 8개 경매회사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낙찰총액 1~6순위는 '이상범(75억6000만원)-변관식(31억6000만원)-허백련(12억2000만원)-김은호(11억2000만원)-노수현(6억2000만원)-박승무(4억3000만원)'였다. 작품수 기준으로는 '이상범(677점)-허백련(517점)-변관식(376점)-김은호(330점)-박승무(266점)-노수현(136점)' 순이었다.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국내 미술시장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6~2008년에 유례없는 황금기를 맞는다. 한국화 6대가 역시 2006년부터 거래량이 늘기 시작했지만, 미술시장의 경기가 급격히 하락한 2009년 이후에도 2013년까지 낙찰총액이 꾸준히 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이라며 "시장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도 매도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이는 한국화 6대가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측면과 불경기에 우선 매도하자는 심리가 작용했으리라는 양면성이 있다"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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