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경제계 '제조업 출혈경쟁 보다 협업 필요해'

전경련, 중국·일본 경제계와 비즈니스 서밋 개최허창수 회장 "3국 협력방식 바뀌어야" 제안[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국과 일본, 중국 경제계가 과잉생산으로 인한 출혈경쟁 대신 제조산업 간 협업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출혈경쟁을 줄이고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일본 경단련,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와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5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을 공동 주최하고 글로벌 저성장을 함께 극복하기 위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그간 3국은 제조업 중심의 분업구조를 통해 서로의 성장을 견인해왔지만 글로벌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한 만큼 3국의 협력방식도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잉생산으로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제조업 분야에서 새로운 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패널로 나선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3국이 협력을 통해 공급 과잉산업의 구조조정을 이룬다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각국에서 관심 있는 특정산업 하나씩을 특구로 선정한 후 서로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례로 철강은 대표적인 공급과잉 산업이다. 한중일이 2000년대 후반부터 생산설비를 늘리면서 전세계 철강의 60%를 생산하고 있으며 과잉생산설비도 3억톤을 초과한 상황이다. 공급과잉으로 경기하락기에 접어들면서 과당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출혈경쟁을 줄이는 대신 첨단산업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도요타의 우치야마다 회장은 "생명과학, 정보통신 등의 분야에서 3국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기술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경련 관계자는 "실제로 3국이 모두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등 비슷한 분야를 육성하고자 하지만 협력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서로가 가진 경쟁우위 요소를 합치고 공동 R&D와 기술표준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면 글로벌 시장도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출범으로 본격화되는 아시아 인프라 개발은 3국 모두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카키바라 경단련 회장은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개발은 지역내 연계성을 강화하고 직접 투자, 산업 집적을 촉진할 수 있다"며 "민관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훈 산업연구원장 역시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그리고 일본의 풍부한 아시아 인프라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합치면 아시아가 인프라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로 묶일 수 있다"며 "특히 중국의 서쪽에 치중된 일대일로 정책이 북한을 거쳐 일본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 한중일은 비로소 하나로 연결되고, 물류, 에너지,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전경련과 일본 경단련,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는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자며 경제계 간 협력 및 교류 증진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한국측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류진 풍산회장 등 주요 기업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일본측에서는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경단련 회장, 이와사 히로미치 미쓰이부동산 회장, 우치야마다 타케시 도요타자동차 회장, 기무라 야스시 JX홀딩스 회장, 고가 노부유키 노무라증권 회장 등 대표기업이 130여명이 참석했고 중국측에서 장쩡웨이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 장궈파 중국해운 총경리, 동자성 북경왕푸징백화점 총재, 우샤오휘 안방보험 회장, 쑨지옹 알리바바 부총재 등 120여명이 함께 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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