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김동선 기자]청와대가 내달 2일 한일 정상회담을 열자고 일본에 제의했다고 발표한 것은 일본 측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압박용 전략으로 풀이된다.청와대는 26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방한과 한중 정상회담 계획을 밝히면서도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선 함구했다. 다만 청와대는 "내달 2일 한일 정상회담을 열자고 일본 측에 제의했고 일본 측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27일 오전까지 청와대는 일본 측으로부터 회신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통상 정상회담 일정은 늦어도 일주일 전에 확정되고 양측이 동시에 발표한다는 점에서 이번 청와대의 발표는 이례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로 하여금 위안부 문제에 있어 한국이 회담을 수용할 만한 수준의 전향적 해법을 마련하라는 압박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반면 일본 측은 정상회담 외에 오찬 등 별도의 일정을 추가하자고 하면서 회담을 코앞에 두고도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측은 아베 총리가 서울에 체류하는 동안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일본 측은 난색을 표했다"며 "그러자 한국 측은 오찬 없이 약 30분간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일정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청와대의 제안을 보도하면서 일본 정부가 이번 3국 정상회담에서 한중 간 공조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해 중국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한국 측에 불만을 내비쳤다고 전했다.한일 간 팽팽한 기싸움의 근저에는 위안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위안부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국장급 협의를 열었지만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문제 등 핵심 쟁점이 미결인 상태로 여전히 견해차가 팽팽하다. 이와 관련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7일 방한해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만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막판 조율을 시도할 예정이다.유흥수 주일 한국 대사는 26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일본은 전향적인 대응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베 총리의 결단을 촉구했다.하지만 현재로서는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번 한일 정상의 만남도 만남 이상의 성과를 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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