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소렌스탐 넘을 수 있을까?'

18세 9승 신바람, 매년 5.25승 수확 시 72승 돌파, 변수는 파워와 지구력

18세에 통산 9승을 수확한 리디아 고가 '옛날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의 통산 72승을 경신할 유일한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과연 72승을 깰 수 있을까?"'천재소녀'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관한 물음이다. 72승이 바로 '옛날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승수다. 리디아 고는 지난달 13일 에비앙에서 시즌 4승이자 통산 9승째를 올렸다. 무려 63승이 남았고, 당연히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18세의 리디아 고가 도전이 가능한 유일한 선수라는 평가다. "30세까지 선수생활을 하겠다"고 했다. 매년 5.25승이 필요하다. ▲ 천재성, 그리고 눈부신 초반 스퍼트= 소렌스탐은 12세에 골프에 입문했다. 어릴 때부터 테니스와 축구, 스키 등 다양한 종목에서 활약해 오히려 골프가 늦었다. 22세인 1992년 프로로 전향해 3년 뒤인 1995년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고, 이후 승승장구했다. 카리 웹(41ㆍ호주), 박세리(38) 등과 경쟁을 벌이며 72승과 60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리디아 고는 반면 천재성을 발휘했다. 5세 때 골프와 인연을 맺었고, 체계적으로 운동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 아마최강자로 명성을 떨쳤다. 14세 때 뉴사우스웨일즈오픈에서 최연소 우승을 일궈냈고, 15세에 이미 LPGA투어 캐나다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우승을 곁들였다. 17세 때 남녀 통틀어 최연소 세계랭킹 1위, 올해는 메이저 최연소 우승이라는 '훈장'을 추가했다.▲ 무결점 플레이어= 도무지 약점이 없다. 모든 샷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강철 멘탈까지 보유하고 있다. 소렌스탐은 리디아 고에 대해 "장타자는 아니지만 모든 것을 갖춘 선수"라면서 "어린 나이답지 않게 경기 운영마저 침착하다"고 극찬했다. 이어 "누구나 매번 A급 경기력을 보여줄 수는 없다"며 "리디아 고가 꾸준하다는 게 그래서 더욱 놀랍다"고 했다.기록상으로도 출중하다. 241만6753달러(27억원)를 벌어 상금랭킹 1위, 올해의 선수 부문은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와 함께 공동선두(243점)다.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250야드로 장타자는 아니지만 그린적중률 1위(77.4%)의 '송곳 아이언 샷'이 위력적이다. 벙커 세이브율 2위(58.03%)의 위기관리능력에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2위(1.75개)의 수비력을 가미했다. "어렸을 때부터 미들 아이언을 집중적으로 훈련한 결과"라고 했다.평균타수 1위(69.395타)는 일관성을 증명한다. 올해 21개 대회에서 '컷 오프'는 딱 한 차례, 거의 매 대회 우승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끝난 KEB외환은행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를 달리다가 아쉽게 공동 4위에 그쳐 11번째 '톱 5'에서 입맛을 다셨다. 여기에 대범함이 있다. 개인타이틀 경쟁에 대해 묻자 "그런데 신경쓰면 골치아프다"고 잘라 말했다.▲ 변수는 파워와 지구력= 소렌스탐은 육상에 비유하면 스태미너가 넘치는 '마라토너'다. 1995년 3승을 시작으로 쉼 없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02년에는 11승을 쓸어 담았다. 2007년만 우승이 없고, 2008년 은퇴 당시에도 3승을 추가했다. 무엇보다 파워골프가 매력적이다. 2004년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268야드를 찍었다.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손쉽게 타수를 줄인 셈이다.리디아 고는 체격부터 왜소하다. 은퇴 시점으로 잡은 30세까지 꾸준하게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LPGA투어는 특히 코스 전장이 점점 길어지는 추이다. 아무래도 장타자가 유리한 국면이다. 리디아 고가 어렵게 세팅되는 '메이저 코스'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다. 지금부터 철저한 자기관리를 해야 '살아있는 전설'의 길을 따라 갈 수 있다.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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