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양 한국 자매 39년만에 극적 상봉

한 병원 같은 층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다 DNA 검사

39년만에 미국 병원에서 상봉한 신복남(오른쪽)ㆍ은숙씨 자매. 사진출처=새러소타 헤럴드 트리뷴 트위터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보육원을 거쳐 미국 가정으로 입양된 한국 출신 이복 자매가 이별 39년 만에 미국의 한 병원 같은 층에서 일하다 기적처럼 상봉했다.지역 신문인 새러소타 헤럴드 트리뷴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신씨 자매의 불가사의한 상봉을 비중 있게 다뤘다. 신복남(46ㆍ미국 이름 홀리 호일 오브라이언)씨는 어린 시절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몰래 계모를 따라 두 살 아래 이복동생 신은숙(44ㆍ미건 휴즈)씨와 함께 야반도주했다. 이후 양육을 포기한 계모는 복남씨와 은숙씨를 보육원에 맡겼고, 은숙씨가 5살이던 1976년 먼저 미국 뉴욕주 킹스턴에 있는 한 가정으로, 언니 복남씨는 9살이던 1978년 미국 버지니아주의 알렉산더에 있는 가정으로 각각 입양됐다.복남씨는 1991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획득해 버지니아주에서 일하다가 전남편을 따라 2005년 새러소타로 옮겼다. 수년간 재활 병동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몇 차례 지원서를 낸 끝에 올해 1월7일 닥터스 병원에 취직했다.동생 은숙씨는 미국인 새아버지의 병환 탓에 킹스턴에서 살다가 1981년 플로리다주 베니스로 이주했으며 2002년 간호조무사가 됐다. 여러 병원에서 일하던 그는 올해 3월1일 언니인 복남씨가 두 달 먼저 자리를 잡은 닥터스 병원 4층에 합류했다.복남씨는 은숙씨의 결혼 전 성(姓)이 자신과 같은 것을 눈여겨본 뒤 함께 점심도 먹고 공통점도 찾으며 그와 금세 친해졌다. 어느 날 은숙씨가 잃어버린 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복남씨는 DNA 테스트를 해보자고 권유했고 캐나다에서 사들인 DNA 검사 장비로 유전자를 채취해 검사기관에 보냈다. 지난 8월17일 캐나다의 검사 기관은 복남씨에게 둘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답변을 전자메일로 보냈다.은숙씨는 당시 "내게 언니가 있었다니. 하느님 세상에"라며 연신 놀라워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복남씨 역시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지느냐.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인생에서 좋은 일을 해서 이런 기적이 온 것 같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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