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국감' 폐막…與野 서로 '네 탓' 공방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의 대장정이 8일 사실상 마무리된다. 여느 때 보다 요란했던 출발이었지만, 과거 어떤 국감보다도 졸전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여야는 모두 공감했다. 다만 졸전의 이유와 개선의 방향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지난달, 국감에 임하는 국회의 태도는 비장했다. 피감기관은 708개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지난달 11일 "국정감사는 야당의 보물이고 1년 농사"라며 국민 여러분께 집권 가능한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국감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하지만 폐막에 접어든 이날 여야의 비장함은 실종됐다. 양당은 서로를 탓하기에 바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인신공격이나 호통주기·면박주기식 등의 구태국감 재연으로 내실 있는 국감을 이루기 쉽지 않았다"며 야당을 비판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의 국정감사평가 기자간담회에서 책임을 여당에 돌렸다. 그는 “(이번 국감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큰 수치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물불 가리지 않는 청와대 돌격대 피감기관과 청와대 거수기 전락한 여당 탓에 곳곳에서 국감이 파행됐다”고 토로했다.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정치권은 국감장에서 피감기관과 말씨름을 하는 것보다 집안싸움에 더 골몰했다. 여당은 공천룰 당청갈등, 야당은 문 대표의 재신임 정국이 국감을 관심 밖으로 밀어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도 8일 아시아경제와 전화 통화에서 '졸전국감'에 공감하며 이번 국감은 한마디로 '맹탕국감'이라고 표현했다. 김 위의장은 그 원인으로 ▲내년 총선 ▲야당 내홍 등을 꼽았다. 김 위의장은 "아무래도 총선이 앞에 다가와 있어 의원들도 지역구에 많이 신경 써야 했을 것"이라며 "또한 아무래도 국감은 야당의 장인데 야당이 지금 집안 내부 사정 때문에 복잡하고 하다보니까 맹탕이 아니었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선 맹탕국감이란 자성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제도개선TF'를 꾸릴 예정이다. 김 위의장은 "국감의 증인 불출석에 대한 제재 문제, 국정감사가 끝나고 난 뒤에 피감기관들의 이행실패 등을 종합적으로 제도개선하기 위해 TF 팀을 하나 구성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번 국감은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 공방이 거셌던 만큼 증인채택실명제를 제도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김 위의장은 "증인신청 실명제는 이미 법안을 다 만들어 놔서 발의를 할 것"이라며 "(의원들의) 서명을 다 받아놨다. 오늘이라도 내면된다"고 말했다. 한편, 증인채택실명제엔 "여당의 증인채택실명제를 도입하려면 증인채택거부도 실명으로 하라"는 야당의 주장도 담긴다. 김 위의장은 "야당이 증인채택 거부한 사람까지 공개를 다 하자고해서 그걸 다 포함해서 할 수 있는 제도 만들었다"면서 "(야당이 거부할) 명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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