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못 찾는 TPP…결국 '협의 연장'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가하는 12개국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애틀랜타에서 각료회의를 열고 최종 협상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일 보도했다. 가장 난항을 겪고 있는 부문은 신약 특허 보호기간이다. 미국은 12년 이상을 주장하는 반면 호주는 5년 이하를 주장하고 있다. 호주는 다소 양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 오히려 양보하지 않는 모양새다. 미국 상원의 오린 해치 재정위원장(공화당)이 "미국에 최선의 결과가 아니라면 타결을 서둘러선 안 된다"고 압박하는 등 미국 내 정치적 상황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신문은 미국의 내향적인 자세로 인해 12개국간 균형이 잡히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미국의 지도력 부재에 낙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제품 부문에서는 낙농대국 뉴질랜드가 미국과 일본, 캐나다에 수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나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각국의 농업 단체가 애틀랜타까지 따라와 각국 정부의 협상을 감시하며 여차하면 목소리를 높일 기세다. 뉴질랜드의 한 낙농단체 간부는 "하와이에서 열린 마지막 각료회의와 비교해 거의 진전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멕시코가 갑자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섬유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에 양보를 요구하기도 하는 등 자국 이익 확보를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는 19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결론이 날 때까지 (협상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자동차 부품 부문에서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미국·일본·멕시코·캐나다 4국은 자동차의 관세 우대 기준인 '원산지 규정'에 대해 역내에서의 부품 조달 비율을 45%로 하기로 했다. 일본이 40%, 멕시코와 캐나다가 62.5%를 주장하다 중간지점에서 합의를 본 것이다. 한편 합의가 지연되면서 당초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회의는 2일까지 연장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사흘째인 2일에도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NNN TV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는 합의 진전 상황을 볼 때 회의가 주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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