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문재인 '영도대전', 성사될 수 있을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부산출신 대표 정치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내년 총선에 부산 영도 선거구에서 맞붙는 '영도대전'이 성사될 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여야 차기 대권주자 1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두 사람이 내년 4월 부산 영도에 출마할 경우 사실상 '미니 대선'이 펼쳐지게 된다.일단 수성을 하는 입장은 김 대표쪽이다. 김 대표는 15대부터 18대까지 부산 남구을에서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2012년 공천을 받지 못했다. 2013년 영도지역 이재균 새누리당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자, 재보궐선거를 통해 지역구를 부산 영도로 옮긴 상황이다. 영도대전 성사시 문 대표는 한마디로 '맨땅에 헤딩'을 해야 하는 처지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서 당선됐지만 올해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혀 부산 출마 가능성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새정치연합 혁신위에서 부산 출마를 권고함에 따라 다시 부산 출마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문 대표가 불출마 입장을 밝힌 부산 사상 지역구는 배재정 새정치연합 의원(비례대표)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어서 문 대표는 부산 출마를 확정 지을 경우 새로운 선거구를 찾아야 한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영도에서 김 대표와 싸워보는 것도 좋지 않겠냐"고 기대감을 밝힌 상황이다.양쪽 모두 지역구에서 패배할 경우 대권 행보의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맞대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욱이 총선을 지휘해야 하는 양당 대표가 본인 선거구 중심의 선거를 치러야 하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선거가 두 사람 인물 본위의 대결이 되는 것에 대한 반발도 예상된다. 영도대전 성사시 당대표 지원연설은 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하지만 두 사람으로서는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확실한 대권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이리스크(high risk)-하이리턴(high return)인 셈이다. 여야 대표가 한 선거구에 출마하는 일이 벌어질 경우 정치 지형은 두 사람 중심으로 흘러가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당내 계파간 역학관계 등으로 끊임없이 흔들리는 두 사람이 영도에서 맞붙을 경우, 비주류 등의 흔들기 공세가 힘을 잃게 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최소한 내년 총선까지 당 대표로서 지도력은 확보할 수 근거가 만들어진다. 일단 19대 총선 당시 영도는 이재균 새누리당 전 의원이 43.8%, 야권단일 후보였던 민병렬 통합진보당 후보가 37.6%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이 우세한 지역이지만 야당이 절대 불리한 곳은 아닌 셈이다.한편 내년 총선까지 갈 것도 없이 올 추석에도 부산은 정치의 1번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구 획정,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권역별 비례대표 등을 두고 여야가 교착상태를 맞고 있는데 추석기간 부산에 머물 김 대표와 문 대표가 회동을 가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오픈프라이머리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 대표로서는 문 대표와의 담판을 통해 난국을 돌파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내년 4월이 아닌 올 추석 여야 대표가 내년 총선의 룰 전체를 조율하는 '영도대전'이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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