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면 시장은 최소한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Fed는 기준금리 인상의 집행을 유예했다. 시장은 여전히 Fed가 언제 기준금리를 올릴지,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안고 가게 됐다.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하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FOMC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자 주말을 앞두고 크게 흔들렸다. 시장은 여전히 재닛 옐런 Fed 의장의 답변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고 옐런 의장은 오는 24일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중국 경기 불안을 지목했다. 이번주 미국을 방문할 중국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행보에 월가가 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0.30%, 0.15%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0.10% 강보합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도 0.48% 올랐다.
◆옐런, 25일 매사추세츠 대학 연설= 월가는 지난주 FOMC에서 Fed가 예상보다 훨씬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강조했다는 점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매파적 발언이 나오지 않은 것은 곧 경기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웰스파고 증권의 지나 마킨 아담스 투자전략가는 "Fed의 발표는 또 하나의 경고 신호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주동안 시장은 불안요인이 아마 제거될 것으로 기대하고 움직였지만 불안요인은 아직 제거되지 않았다"며 "다음 FOMC까지 변동성 높은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옐런 Fed 의장은 이번주 다시 한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24일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물가와 정책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다른 FOMC 위원들도 잇달아 공개 행사에 참석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쉬운 점은 지난주 FOMC에서 유일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재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의 입장은 들어볼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21일 CNBC 방송에 나온다. 불라드 총재는 25일에도 세인트루이스에서 통화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연설한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연속 대중 앞에 나선다. 21일에는 애틀랜타의 벅헤드 로터리 클럽에서, 22일에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앨라배마 세계문제협회(World Affairs Council)에서, 23일에는 조지아주 컬럼버스 로터리 클럽에서 연설한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는 25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경제와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한다. ◆시진핑 방미…오바마와 정상회담= Fed가 만약 미국 경제만을 고려했다면 지난주 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렸을 것이라는 월가의 분석도 있다. 실제 미국의 실업률은 이미 Fed가 목표로 삼고 있는 수준까지 떨어진지 오래다. 고용의 질에 대한 논란이 있고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미진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0~0.25%의 기준금리는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중에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조금은 기준금리를 상향조정할 필요는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관련해 옐런 총재는 세계 경제의 상호 연관성이 높아진 점을 지적했다. 중국을 비롯한 다른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올릴 수 없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동결 배경의 하나로 중국이 지목됐기 때문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미는 월가가 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벤트가 됐다. 시 주석이 방미 기간 중 중국 경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경기 불안을 차단할 대책은 있는지 등 그의 발언 한 마디에 월가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건 체이스는 중국 경제의 1% GDP 충격은 세계 경제의 0.5% GDP를 낮추는 것에 맞먹는 충격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시 주석은 22일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23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미국 기업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며 25일 백악관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만찬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후 시 주석은 26~28일 뉴욕을 방문,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애플 아이폰6 25일부터 판매= 미국 상무부는 오는 25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를 공개한다. 지난달 발표됐던 수정치 연율 환산 3.7%가 유지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3분기 개인소비 증가율은 연율 환산 3.2%를 기록해 지난달 수정치 3.1%보다 소폭 상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전체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2분기 GDP 외에 8월 기존주택 매매(21일) 7월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 지수(22일) 8월 내구재 주문, 8월 신규주택 매매(이상 24일) 등이 공개된다. 애플은 25일부터 아이폰 6S와 아이폰 6S 플러스 판매를 시작한다. 미국, 중국, 영국 등 총 10개국에서 1차 판매가 이뤄진다. 나이키와 블랙베리는 각각 24일, 25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그리스 총선·中 제조업 PMI= 중국에서는 9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3일 공개된다. 블룸버그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47.6을 예상, 3개월만의 반등을 기대했다. 같은날 공개되는 마킷의 유로존 9월 제조업 PMI는 52.0을 기록해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20일 그리스 총선이 주목거리다.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신민주당이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총선 후 연정 구성 과정에서 심각한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합의된 그리스 구제금융 이행 여부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난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도 잇달아 소집된다. 22일 유럽연합(EU) 각료회의가, 23일 EU 정상회의가 브뤼셀에서 진행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3일 유럽의회에 출석해 연설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로 ECB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가 부양 압박을 받기는 일본은행(BOJ)도 마찬가지다. 특히 오는 25일 공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추가 부양을 둘러싼 논란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BOJ가 통화 정책의 기준으로 삼는 근원 CPI(신선식품 제외 물가)가 전년동월대비 0.1% 하락해 일본 경제가 다시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르웨이에서는 24일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다. 1%인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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