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안보법안 통과… 향후 한반도 정세 시나리오는

일본 자위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률 정비를 모두 마무리, 전후 70년 만에 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거듭나게 됐다. 일본 참의원은 집단자위권 등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11개 안보 관련 법률 제ㆍ개정안을 19일 새벽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이들 법안은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중심이 돼 찬성 148표, 반대 90표로 통과됐다.▲군사대국화 가나= 한반도 유사시 우리 정부의 동의 없이 일본 자위대가 우리 영해나 영공에 진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유사시 주일미군기지에서 발진해 한반도로 향하는 미군 함정이나 군용기 등의 엄호를 위해 해상자위대 함정이나 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이 우리의 영해나 영공까지 들어오거나, 한국 거주 일본인의 보호ㆍ철수를 위해 유사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우리 정부가 이날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개정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에 있어 제3국의 주권에 대한 완전한 존중을 명확히명기한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면서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한반도 안보 및 우리 국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우리 측의 요청 또는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안보법안에 이런 동의절차를 명문화한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안보체제 강화가 현실화된 만큼 우리가 국가이익과 안보에 어떻게 활용하는가 중요하다"면서 "일본과의 신뢰구축ㆍ안보협의 채널 강화와 동시에 다자간 안보체제 강화 등 동아시아 차원에서의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일본 자위대는 미군과 함께 평시나 전시에 한반도 공역 뿐만 아니라 우리 군의 해상 작전구역에서도 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동북아시아는 '한미일 대 북중러'구도= 미국의 적극적인 지지하에 이뤄진 일본의 집단자위권이 역내에서 미국에 맞서 패권 다툼에 나선 중국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고, 따라서 이는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냉전적 기존 대립구도를 다시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들어 남중국해, 해킹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대립하는 가운데 미일 대 중국간 대립구도가 심화하면 우리 정부의 운신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외교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더욱 튼튼히 하면서도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자유민주국가 정상으로서는 유일하게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파격적 결단'을 보인 바 있다.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가장 크다. 일본은 '적극적 평화주의'를 내세워 집단자위권을 바탕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주변국은 과거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기억이 여전하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과거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해 우리를 비롯해 주변국들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성과 사과보다는 교묘한 책임회피와 피해가기로 일관해왔다. 과거 침략행위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결여한 일본이 향후 한반도나 동북아의 역학 구도 변화과정에서 어떻게 돌변, '비수'를 드러낼지 모른다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대북공조에는 도움되나= 일본 자위대의 활동 공간과 역할이 크게 확대되면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는 우리에게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즉, 긍정적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이다. 우선 북핵 등 대북 공조차원에서는 우리의 안보를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최근에도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4차 핵실험을 시사하는 등 도발 위협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자위대의 기동력 강화와 역할 확대는 한미일 차원의 대북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반도 유사시에는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바탕으로 주한미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더 튼튼히 수행할 수도 있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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