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농심 짜왕, 오뚜기 진짜장,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른바 '미투(Me tooㆍ모방)'의 시대다. 독특한 아이디어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 경쟁사에서 앞다퉈 유사한 제품을 쏟아내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굳어지고 있다. 당사자들은 새로운 시장형성의 과정이라고 주장하지만, 단순 카피캣(Copy catㆍ모방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단기간에 커진 시장이 한꺼번에 공멸할 우려도 제기된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식품, 화장품, 외식업계의 신제품 대부분이 앞선 인기제품을 따라하는 '미투 전략'을 기반으로 출시되고 있다. 유사제품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 역시 최근의 특징이다.누가 누구를 베끼는지 판가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시기에 제품이 출시되는 경우도 있다. 양사는 모방을 극구 부인하고 제품 개발에 대한 사전 정보 유출까지 거론한다. 더샘과 토니모리의 '대나무 수딩젤', 스킨푸드와 토니모리의 '문구 콘셉트 화장품'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화장품 제조전문업체(OEM,ODM)의 성장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도 미투제품 출시 간격을 좁히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외식업계의 모방열풍도 확산되고 있다. 2013년 중견외식기업인 푸른마을의 한식뷔페 '풀잎채'가 인기를 끌면서 CJ푸드빌(계절밥상), 이랜드(자연별곡), 신세계푸드(올반) 등 대기업이 가세했다. 롯데도 올 하반기 중 한식뷔페를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다.시장에서는 이 같은 미투전략을 '파이키우기'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이 형성돼야 인기가 지속될 수 있고, 가격 및 품질경쟁으로 제품 자체의 질(質)도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의 특허나 핵심 아이디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콘셉트를 유사하게 끌고가는 것은 파이를 키워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그러나 최근엔 제품 콘셉트 뿐 아니라 포장지와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베끼기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스타 제품을 뒤쫓아 별도의 연구ㆍ개발(R&D) 노력없이 기본적 매출을 보장받는 얄팍한 수법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기 제품을 모방해 출시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면 시장질서가 어지러워 질 수 있다"며 "과거 하얀국물 라면이 그랬듯, 인기가 사그라들면 시장이 공멸하는 리스크도 커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