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도쿄 아키시마(昭島)시에 있는 노인 요양시설 '아젤리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직원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다. 후지소프트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파루'가 바로 그것.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하루 이용자가 30명 가량인 이 요양시설에서 파루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작은 어린아이 정도의 크기인 파루는 간단한 퀴즈를 내거나 말벗을 해 주어 외로운 노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한 노인은 파루에게 '코스모스'라는 애칭을 붙여 주기도 했다. 강아지 로봇은 실제 강아지만큼이나 노인들에게 의지가 되기도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6월 공개한 다큐멘터리 '더 패밀리 독(The Family Dog)'에서는 소니의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가 수명이 다하자 아이보의 주인들이 모여 사찰에서 천도재를 올리는 모습이 등장한다. 단순한 로봇이 아닌, 반려견이자 가족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소니가 지난해 아이보의 AS지원 중단을 공식 발표하면서, 고장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됐다. 점차 고령화되는 일본 사회에서 서비스용 로봇 개발은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 복잡한 서비스는 아직 사람의 영역이지만, 단순 서비스는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소프트뱅크는 6월 선보인 로봇 페퍼를 오는 10월부터 기업에 렌탈해 주기로 했다. 페퍼는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를 반영해 행동하는 한편,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학습하며 발전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페퍼는 일반 가정용 로봇으로 발매를 시작한 6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초도물량 1000대가 판매 시작 1분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3월 국내개봉한 SF영화 '채피'에는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적 재능까지 갖춘 로봇이 등장한다. 사람의 생산력뿐만 아니라 '정(情)'까지 로봇이 대체하는 시대가 가까워졌음을 반영한 것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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