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제너럴 일렉트릭(GE)이 경영의 귀재로 통했던 잭 웰치 전(前) 회장의 유산인 인사 시스템을 30여년만에 수술대에 올렸다. '웰치 방식'은 이제 낡았다는 이유에서다. 1980년 초부터 웰치 전 회장이 도입한 인사평가가 폐기 대상이다. 웰치식 평가는 직원들을 상위 20%-중간 70%-하위 10%로 나눠 임금과 대우를 차별화했다. 1년에 한 차례 있었던 연례 평가 방식도 상시 평가로 바꾸기로 했다. 상대평가는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평점 방식도 일단 테스트를 해본뒤 없앨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GE는 새로운 인사시스템을 위해 직원들이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게 하고 매니저와 팀원들간의 유기적인 의견 공유를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도입할 예정이다. GE는 올해 우선적으로 8만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인사 시스템을 시험 가동하고 내년 말에는 30만명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새 인사 시스템을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연례평가가 아닌 상시 평가를 가능케 한 배경에는 기술의 발전이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으로 기업들은 실시간으로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파악할 수 있다. 1년만에 이뤄지는 인사 평가 자료는 이미 과거의 자료가 돼버리는 셈이다. 직원들은 평가할 수 있는 자료도 과거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 지난 수십년간 매니저의 업무가 두 배 가까이 늘어 평가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줄었다는 점도 연례평가가 감소하는 이유다. 실제 연례평가가 오히려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 기업생산성협회(ICP)의 클리프 스티븐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포천 500에 포함되는 기업 중 10%에 가까운 기업들이 연례 평가 시스템을 버렸으며 앞으로도 연례평가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어도비와 메드트로닉스가 이미 선도적으로 연례 평가를 포기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갭 등이 뒤를 이어 연례 평가 시스템을 버렸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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