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서방제재·미국 금리인상까지 첩첩 산중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러시아 경제가 침체의 수렁에 빠졌다.러시아 연방통계청은 자국의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분기 성장률 -2.2%에서 크게 떨어진 것으로 6년만의 최악이다.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침체에 빠진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이번에 발표된 2분기 성장률은 속보치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정치가 더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본다. 소매판매, 산업생산, 가계소득 등 지표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지난달 발표된 러시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6월 소매판매는 9.4% 급락했다. 1분기 제로(0) 증가율을 기록한 산업생산은 2분기에 5% 떨어졌다. 지난해 말 현재 러시아인들의 실질소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15년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 쳤다.러시아 경제개발부는 당초 3분기를 기점으로 자국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낙관이다.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서방과 교착상태도 풀릴 조짐이 없어 경기침체는 오래갈 듯하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예정된 금리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뛰면서 다소 진정되던 루블 하락세는 다시 가시화하고 있다. 달러 대비 루블 가치는 지난 5월 고점에서 25% 급락했다. 루블은 지난 1년 사이 43% 떨어졌다. 이는 세계 통화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러시아 중앙은행이 경기부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어 루블의 하방 압력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11.0%로 0.5%포인트 더 내렸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다섯 번째 인하 조치다.러시아 중앙은행은 최근 상반기 자국 내 수요가 예상보다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2%에서 더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약 6만9820원)선을 회복하지 않는 한 내년까지 침체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컨설팅업체 매킨지 러시아 법인의 이레네 슈바크만 이사는 "러시아 경제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혹독한 시련기를 맞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은행산업의 취약성이 커지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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