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먹는 신생아 8%, 환경호르몬 섭취'

임산부, 플라스틱 용기 전자렌즈 사용 자제해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모유를 먹는 우리나라 신생아의 8%가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를 하루 섭취제한량보다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EHP는 장난감 등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하는 가소제로 널리 사용되는 물질로, 암과 생식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이 2012년 4∼8월 서울 등 전국 4개 도시 5개 대학병원에서 분만한지 1개월 된 산모 62명의 모유에서 DEHPㆍDnBP 등 환경호르몬 물질을 분석한 결과, 신생아가 모유를 통해 매일 섭취하는 DEHP의 양은 아이의 체중 ㎏당 0.91∼6.52㎍ 수준이었다. 신생아는 또 모유를 통해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DnBP(디니트로부틸프탈레이트)를 하루에 자신의 체중 ㎏당 평균 0.38∼1.43㎍씩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교수는 이를 근거로 “모유를 먹은 62명의 신생아 중 5명(8%)은 하루 섭취제한량을 초과하는 DEHP를 섭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4명(6%)은 DnBP를 1일 섭취제한량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지적했다. DEHP는 국내에서 약 20년 전에 대형 식품 파동을 일으켰던 물질로도 유명하다. 당시 유아용 분유에 DEHP가 들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국을 뒤흔들었다. 또 미국에선 DnBPㆍ디이소부틸프탈레이트(DiBP)에 임산부가 과다 노출되면 태어난 아이의 지능지수(IQ)가 또래보다 6∼7점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지난해 10월 발표됐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면서 “산모가 플라스틱 재질의 용기 사용을 가급적 삼가고 랩 등 1회용 식품포장과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조리를 줄이면 모유 내 DEHPㆍDnBP 등 프탈레이트 함량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프탈레이트는 인체 내에서 생물학적 반감기(10∼12시간)가 짧아 산모가 약간만 주의해도 아이에 미치는 악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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