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가 US여자오픈 우승 직후 리더보드 앞에서 트로피를 들고 '셀카' 촬영을 하고 있다. 랭커스터(美 펜실베니아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조용하지만 강하다."비회원 신분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세번째 메이저 US여자오픈(총상금 450만 달러)을 제패해 파란을 일으킨 '덤보'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랭커스터의 랭커스터골프장(파70ㆍ6460야드)에서 끝난 최종 4라운드 역시 차분하게 4언더파를 작성해 1타 차 역전우승(8언더파 272타)을 일궈냈다. 국가대표라는 엘리트코스를 거쳐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선수다. 사실 처음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같은 해에 프로로 전향한 '거물' 김효주(20)의 그늘에 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뷔 첫해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곧바로 진가를 드러냈다. 지난해는 3승을 쓸어 담아 김효주와 장하나(23ㆍ비씨카드), 김세영(22ㆍ미래에셋) 등과 함께 한국의 간판스타로 성장했다.올해는 한국와 일본, 미국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 이미 3승을 수확하며 상금랭킹 1위에 올라 '국내 넘버 1'의 자리를 확실하게 굳혔다.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메이저 살롱파스컵과 이번 US여자오픈까지 포함하면 올 시즌 세계무대에서 벌써 5승째다.무엇보다 평균 타수 2위(70.60타)의 일관성이 강점이다. 장타에 '송곳 아이언 샷', 여기에 '짠물퍼팅'까지 3박자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올해 KLPGA투어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7위(249.80야드)와 페어웨이안착률 11위(83.85%), 그린적중률 16위(73.52%), 평균퍼팅 1위(29.43개) 등 기복이 없다. 여기에 IQ(지능지수) 138의 수학영재 출신답게 영리한 플레이를 가미한다.꼼꼼함도 만만치 않다. LPGA투어 진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백규정(20ㆍCJ오쇼핑),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연장승부 끝에 준우승에 머문 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시나리오를 짰다. 시즌 초반 LPGA투어 4개 대회를 소화하면서 '모의고사'에 도전한 이유다. HSBC 공동 37위를 비롯해 파운더스컵 공동 37위, 기아클래식 공동 50위, ANA 공동 41위 등의 성적을 거두며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이번 대회는 특히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선수들은 5개 메이저 가운데서도 US여자오픈을 최고의 영광으로 꼽는다"며 투지를 불태웠고 실제 중국 웨이하이에서 열린 KLPGA투어 금호타이어여자오픈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충분한 휴식과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한껏 끌어올리는 등 큰 그림을 그렸다. '9억원 잭팟'과 5년짜리 투어시드라는 짭짤한 전리품을 챙긴 출발점이다. 전인지 시대가 열렸다.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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