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산사태 예보 시스템 구축…전국으로 확대 예정
▲설악산과 지리산 등에 1시간 전 산사태를 예보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사진제공=미래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장마가 시작되면서 산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시작되고 있다. 산사태 발생 1시간 이전에 예보가 가능한 경보시스템 구축이 추진된다. 1시간 전 예보는 주민들이 대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말한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동안 산사태로 인한 피해는 연 평균 32명 사망, 피해복구비는 1379억 원에 이르렀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산하 정부출연연구원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규한)이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과 함께 국립공원 지역 산사태 피해예방을 위해 우리나라 지역별 지질특성에 최적화된 산사태 감시시스템 구축에 나섰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구환경연구본부 지질환경융합연구센터 채병곤 센터장(책임연구원) 연구팀은 2014년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함께 지리산 국립공원과 설악산 국립공원 내 산사태 위험지역과 상습 발생지역 4개(지리산 3개, 설악산 1개)에 산사태 감시시스템을 설치했다.지리산 내 설치 지점은 천왕봉 인근의 중봉, 제석봉 등 고지대와 중산리 계곡으로 이 지역들은 해마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근접해 지나갈 때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을 받아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설악산에는 백담사 계곡에 감시시스템이 설치됐으며 이곳은 하절기 집중호우가 올 때 토사유출이 수시로 발생해 백담사로 가는 도로에 직접적 피해를 주는 곳이다. 국립공원 내 산사태 감시시스템 구축으로 등산로 등 산사태 위험이 높은 지역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됐다. 앞으로 국립공원 주변 지역은 물론 도심 지역에도 적용 가능한 산사태 경보체계 구축을 위한 실증적 연구가 가능해졌다.인명피해를 가져온 우면산 산사태, 춘천 펜션 산사태와 같이 우리나라 산사태의 90% 이상은 여름철 집중호우에 의해 발생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산사태 발생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고 조기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개발돼 있지 않다. 강우량과 강우조건이 동일하다해도 모든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지질학적 특성이 산사태 발생의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며 산사태 예측과 조기경보에 지역별 지질 특성이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이유이다. 이번 국립공원지역에 설치한 산사태 감시시스템은 산사태의 정확한 사전예측을 위해 강우량과 함께 비가 땅 속에 스며드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지질학적 특성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한다. 이를 위해 지층 내 함수상태와 응력상태, 지층 움직임, 토석류 흐름 등을 측정하는 센서를 사용하며 사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기 위해 레이더위성(SAR) 정보를 활용한다.SAR(Synthetic Aperture Radar)은 레이더 관측센서를 부착해 공중에서 지표면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인공위성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지질과학기술을 동원한 종합적 연구를 수행해 국립공원뿐 아니라 도심지역 등의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산사태 경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산사태가 발생하기 최소 1시간 이전에 산사태를 경보할 수 있는 기준을 3년 이내에 마련하고 해당지역 주민 대피와 응급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구의 주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국립공원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산사태 경보체계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신뢰도 높은 산사태 경보 기준을 정립함으로써 선도적 재해예방 시스템을 갖춘 선진형 국립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국립공원관리공단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앞으로 설악산, 속리산, 주왕산 등에 감시시스템을 추가 구축하는 등 운영지역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 국민안전처와 공동 시범운용을 계획하고 있다.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국립공원은 물론 전국 산사태 빈발지역에 산사태 감시시스템을 확대 구축해 종합적이고 체계적 산사태 발생 정보를 정부와 지자체에 신속하게 제공할 것"이라며 "산사태 등 지질재해로부터 국민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과학기술적 토대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병곤 센터장은 "산림청 등에서 산사태 위험지도를 서비스하는 등 산사태 위험지역에 대한 정보는 이미 구축돼 있다"며 "중요한 것은 언제 산사태가 일어날 것인지 발생 시간을 예측하는 것이고 이를 시스템화해 전국에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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