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도대체 신용등급은 어디서, 어떻게 평가한 거야?" 중소기업에 다니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은행에 대출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의외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1000만원을 대출받기 위해 신용등급을 조회한 결과 '7등급'이란 의외의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죠. 7등급 이하는 은행에서 사실상 대출 받기 힘든 신용등급입니다. 김씨의 연봉은 4500만원 정도입니다. 현재 보험회사에서 2500만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대출 이자를 연체한 적은 없습니다. "세금을 연체한 적도 없고, 신용카드도 쓰지 않아요. 당연히 현금서비스를 받은 적도 없는데, 왜 7등급일까요? 우리가 아는 신용등급은 대부분 KCB와 나이스평가정보회사에서 평가한 결과입니다. KCB와 나이스는 개인 신용등급을 1~10등급으로 나누고 있는데 1등급이 가장 좋은 등급이죠. 신용거래가 거의 없는 사회초년생이 보통 5등급입니다. 그렇다면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로 1억원을 빌렸고 매달 신용카드로 100만원 정도 쓰는 사람의 신용등급은 어떨까요? 연체없이 신용카드 결제를 꼬박꼬박 했고 대출 이자도 밀리지 않았다면, 1등급에 가까운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신용평가기관들은 이럴 경우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제2금융권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신용등급을 떨어뜨립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제2금융권입니다. 제2금융권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저축은행 외에도 캐피탈, 신용카드, 신용협동조합, 보험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김씨가 대출을 받은 보험사가 바로 제2 금융기관에 들어가는 셈이죠. 또 김씨가 미처 빚으로 인지 못하고 있는 자동차 살 때 캐피탈을 통해 받은 할부금도 제2금융권의 대출에 포함됩니다. 신용카드의 사용도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김씨가 신용카드를 쓰지 않아 신용등급이 좋을 것으로 여겼지만 사실 신용카드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게 등급관리에는 더 유리합니다. 신용카드 2~3장을 연체없이 적절히 사용하는 게 신용등급 향상에는 도움을 줍니다. 단 현금서비스 없이 말입니다. 현금서비스는 신용등급엔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급한 돈이 필요해 현금서비스를 써 왔다면, 최근 은행권이 내놓은 중금리대출 상품 등으로 눈을 돌려보는 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주거래 은행을 정해 거래실적을 쌓는 것도 신용관리에 도움을 줍니다. 시중은행들은 보통 KCB, 나이스 등급외 자체 평가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의 신용등급을 나누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은행은 10등급으로, 신한은행은 15등급까지 산출하고 있죠. KCB와 나이스의 신용등급이 좋더라도 대출을 받으려는 은행의 거래 실적이 없다면 해당 은행의 신용등급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세금이나 공과금, 휴대폰 요금 등을 연체없이 사용하는 것도 신용등급 관리의 기본이 됩니다. 혹시라도 납부일을 잊어 연체를 하는 부주의를 막기 위해 자동이체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자동이체는 은행의 거래실적에 포함되니 은행의 신용등급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답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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