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기자
지난 4월 20일 일본 도쿄(東京) 소재 미쓰코시(三越) 백화점의 안내 데스크에 전통 기모노 차림으로 서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치히라 아이코'를 나이 지긋한 한 고객이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달 15일 '로봇혁명 이니셔티브 협의회' 출범 당일 민간 기업들에 "대규모 공장은 물론 경제ㆍ사회 영역 구석구석까지 로봇 이용을 확산시켜달라"고 당부했다(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일본이 지난달 15일 '로봇혁명 이니셔티브 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사물인터넷 시대에 로봇 강국의 지위를 확고히 다지기 위함이다.일본 정부는 지난해 9월 이후 6차례에 걸쳐 '로봇혁명실현회의'를 개최한 뒤 지난 1월 23일 '로봇 신전략 5개년 계획'도 발표했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협의회 출범 당일 민간 기업들에 "대규모 공장은 물론 경제ㆍ사회 영역 구석구석까지 로봇 이용을 확산시켜달라"고 당부했다.정부가 주도하고 200개 기업ㆍ대학이 지원하는 로봇 신전략 5개년 계획의 목표는 공장, 공급망, 건설, 보건의료 부문에서 지능형 로봇 이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연간 6000억엔(약 5조3550억원)인 로봇 매출이 오는 2020년 2조4000억엔으로 늘게 된다.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화낙ㆍ야스카와(安川)전기ㆍ가와사키(川崎)중공업 등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로봇의 팔ㆍ다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정밀기어ㆍ보조전동기와 특수 센서 같은 부품 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른다.그러나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며 우려한다. 중국에는 로봇 제작업체가 530개나 있다. 중국 토종 로봇 메이커들의 현지 시장점유율은 2012년 4%에서 지난해 13%로 늘었다. 중국 시장을 꽉 잡고 있던 일본 기업들로서는 우려할만한 일이다.중국과학원 로봇공학연구소의 왕톈란(王天然) 소장은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아직 품질에 다소 문제가 있지만 중국이 로봇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중국산 로봇 품질이 일본산ㆍ한국산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