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공백 틈타 교묘히 기습 개장…철회하는 것이 마땅해'
▲지난해 10월 용산 화상경마장 반대 농성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서울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국마사회가 논란을 빚고 있는 용산 화상경마장의 마권(馬卷) 발행을 강행할 방침을 보이면서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는 강력한 유감의 뜻과 함께 화상경마장의 개장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서울시는 29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시는 한국마사회가 용산 주민, 사회 전반의 반대의견을 외면하고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전날 황주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는 30일부터 마권 발매를 개시, 실질적으로 용산 화상경마장을 개장할 방침이다. 용산 화상경마장은 인근 성심여자고등학교에서 235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교육환경 악화를 우려하는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화상경마장은 반대 시민들의 농성이 지속되며 지난해 6월 문을 열고도 개점휴업 상태다. 앞서 박 시장은 현장시장실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고, 지난 21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영업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시는 "우리의 확고한 기본입장이자 원칙은 도심 내 화상경마장 영업이 이뤄져서는 안되고 사행시설은 도심 생활밀집지역과 격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마사회의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은 사감위와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침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시는 "시와 용산주민, 시민단체, 구의회, 시의회, 국회,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한 목소리로 개장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며 "정홍원 전 총리도 주민과 소통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마사회는 총리가 공백인 현 시점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개장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어 시는 화상경마장의 철회를 요구했다. 시는 "쾌적한 교육환경과 평온한 주거환경은 화상경마장과 같은 사행시설로부터 철저히 보호돼야 한다"며 "마사회가 주민과 사회전반의 반대의견에 귀 귀울여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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