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헌법재판소가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법외노조라는 판단의 근거가 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데 대해 야권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조합원의 일부가 해고자라고 해서 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시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단결권과 결사의 자유를 훼손하는 위험천만한 결정"이라고 논평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법조항은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독소조항으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개정 요구를 받아왔다"며 "오늘 헌재는 이런 독소조항을 정당화해 단 9명의 해고자가 있다는 이유로 6만여 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전교조의 법적 지위를 상실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해야 할 헌법재판소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결정을 한 데 대해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1987년 민주화의 산고를 통해 헌법의 수호자로 탄생한 헌법재판소가 우리사회에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 깊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김 수석대변인은 아울러 "지난 1996년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해 합법화된 전교조가 국제기준에 벗어난 독소조항에 의해 지위를 상실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면서 오늘의 결정은 여전히 국제사회와 동떨어진 노동의 현실과 역주행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똑똑히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일갈했다.김종민 정의당 대변인도 "이번 헌재 판결은 전교조 26번째 생일날 죽음을 선고한, 최악의 정치적 판결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헌법 정신에도, 국제적 기준에도, 사회 상식에도, 그 어떤 것 하나에도 맞지 않는 편향된 판결"이라고 논평했다.이번 판결로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정치재판소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닌지 개탄스럽다"면서도 "전교조는 흔들림 없이 교육 혁신과 노동 존중의 사회를 위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한편 헌재는 이날 서울고법이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 재판관 8(합헌)대 1(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위헌심판대에 오른 교원노조법 2조는 조합원 자격을 현직 교사로 제한하고 있다. 해고된 교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만 조합원 자격이 유지된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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