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환기자
5월21일 터키에서 개최한 ‘이스탄불 모터쇼’에 등장한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이스탄불 모터쇼는 서울 모터쇼보다는 조금 큰 12만㎡ 규모의 전시장에서 열리지만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지역 모터쇼’라는 평을 내린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이스탄불 모터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이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산업 요충지인 데다 북부아프리카까지 영향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일반 글로벌 모터쇼가 신차 출시에 초점을 둔 반면 이스탄불 모터쇼는 현장에서의 판매 계약이 가장 큰 관심사라는 점도 독특한 대목이다. 앞서 14회 모터쇼만 하더라도 60여만명이 방문하면서 총 1만대의 차량이 현장에서 계약 판매됐다. 이스탄불 모터쇼에서 방문객들의 관심을 끄는 모델은 시장 수요와 직결된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이번 모터쇼에서 방문객들은 친환경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인 게 르노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다.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2340·1240·1461mm로 일반 차량 1대가 들어갈 공간에 3대를 주차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시범운행에 들어가며 관심을 끈 모델로 이스탄불 현장에서도 방문객들은 줄을 서서 탑승을 하거나 3~4명씩 집중 배치된 안내요원에게 출시일과 가격 등을 연이어 확인했다.전기차 전용 모델 ‘조에(ZOE)’ 역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용화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트위지보다 실용적인 모델로 꼽히는 데다 최근 주행거리와 충전시스템을 대폭 강화하며 출시했기 때문이다.하이브리드차의 대명사 일본 도요타 역시 프리우스를 앞세워 방문객을 맞았다. 도요타는 2016년부터 터키 공장의 생산라인을 확충해 라브4 아래급 소형 SUV를 연간 10만대 규모로 생산할 계획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시키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C-HR’를 기반으로 한 모델로 터보차저 엔진을 장착한 가솔린 모델과 전기모터를 쓰는 하이브리드 두 종류가 생산된다.5월21일 터키에서 개최한 ‘이스탄불 모터쇼’에 등장한 전기차 전용 모델 ‘조에(ZOE)’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BMW의 ‘i8’은 이스탄불 모터쇼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의 장점만을 모아 만든 ‘i8’은 BMW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스포츠카로 국내에서는 희소성 탓에 조기 완판에 성공했다. 포르쉐 911 카레라 4 GTS와 V8 밴티지 S 쿠페(1억8900만원)와 비교 가능한 모델이라는 점도 관심이 집중된 이유 중 하나다.국내 업체들의 선전도 주목할 부분이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와의 M&A 이후 처음 내놓은 신차 ‘티볼리’를 전면에 집중 배치하며 국내 시장에 분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흥행 가능성도 높다. 티볼리가 경쟁할 SUV-B 세그먼트 시장은 80% 가량 큰 폭의 성장이 예고된 상태로 터키 외 인근 유럽 시장으로의 파급효과까지 기대되고 있어서다.지난해 시장 점유율 5위에 오른 현대차는 주력 모델인 i10와 i20을 대거 내놨다. 터키에서 운영 중인 생산 공장에서 소비되는 물량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생산량을 전년보다 2배 가까운 20만대까지 늘렸다. 점유율 17위에 머물고 있는 기아차 역시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규모의 전시장을 확보하며 고객 끌기에 나섰다. 쏘울과 소렌토를 비롯해 전략 모델인 ‘씨드’를 배치했다. 특히 기아차는 3월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씨드의 고성능 버전 ‘씨드 GT’를 다시 공개하며 인근 방문객까지 끌어모았다.현장 관계자는 “기존 글로벌 모터쇼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현장에서 실제 계약이 이뤄지는 등 현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곳에서 관심을 받은 모델들은 향후 2~3년 내 주력 모델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5월21일 터키에서 개최한 ‘이스탄불 모터쇼’에 등장한 BMW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스포츠카 ‘BMW i8’ /
‘티볼리’를 앞세워 이스탄불 모터쇼에 부스를 마련한 쌍용자동차 /
기아차가 3월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 이어 이스탄불 모터쇼에서도 공개한 씨드의 고성능 버전 ‘씨드 GT’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