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야행동 마친 유가족,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말이 이렇게 힘든 건지 몰랐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범국민 철야행동' 마무리 기자회견

▲ 인사동 일대에서 12시간 만에 다시 광화문으로 이동하고 있는 유가족 (사진=원다라 기자)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으로 구성된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는 2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1박2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범국민 철야행동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었다. 4.16연대와 유가족은 이 자리에서 범국민 철야행동을 마무리 하며 추모 행진 중 일어난 당국의 위헌·위법적 차벽 설치, 폭력적 진압 등을 규탄했다. 김혜진 국민대책회의 위원장은 "어제 청와대에 시행령 폐기에 대한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높은 불통의 벽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늘 오전 11시에도 마무리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는데 유가족들이 12시간 동안 봉쇄해 할 수 없었다"고 경찰 대응을 비판했다. 유가족 성호 아버지 최경덕씨는 "작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이 한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말이 이렇게 힘든 얘기인지 몰랐다"면서 "그물로 시민들을 물고기 가두듯 몰아내고 방송차에 앉아있던 유가족을 유리창을 깨 연행해가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 1년 동안 느껴왔던 절망을 또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이 "인도에 올라서면 '인도는 안 된다'고 하고 차도에 내려서면 도로교통법 운운하며 불법집회라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송아람 인권침해 감시단·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는 "지난 달 16일부터 2일까지 지속적으로 인권침해활동을 감시했다"며 "특히 1일 발사된 물대포는 캡사이신 농도가 매우 독해 인권침해감시단에서 원액을 수거해서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집회에서 있었던 공권력 남용에 대해 인권침해 감시단은 좌시하지 않고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경주 어머니 유병화씨는 "어제 유가족들은 도와주시는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구호차원에서 막아섰지만 경찰은 캡사이신 섞인 물대포를 내리 세 번 연거푸 쏴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왜 저런 얘기 하는지 궁금하면 물어봐주시고 그래서 제대로된 내용을 국민들이 알도록 써 달라"며 당부했다. 기자회견과 1박2일 추모행동은 이날 참여한 유가족 100명과 시민들이 함께 분향소에 분향하는 것을 끝으로 오후 4시쯤 마무리 됐다. 앞서 1일 서울광장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5만 여명(경찰 추산 2만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5 세계 노동절 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행진에 이날 오후 7시로 예정된 세월호 추모 행진 참여자들이 합류하면서 안국역 사거리 남인사 마당 앞에서 경찰과 밤샘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모두 40명이 연행됐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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