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 환관리수준 격상…환율전쟁 피해최소화 나섰다

삼성사옥

[아시아경제 이경호·명진규·손선희 기자]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급격한 환율변동기에 대응해 환관리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최근 달러, 유로화, 엔화는 물론이고 루블화, 헤알화 등 신흥국 통화가 급변하면서 환손실이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등 회사 판매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자 전담인력을 보강하고 모니터링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분기 환손실을 각각 8000억원, 6000억원으로 집계했다. 30일 각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 등 신흥국 현지 통화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환율변화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원ㆍ달러 환율을 토대로 기준환율을 정하고 이를 통해 지불할 통화와 들어오는 통화의 매칭을 맞춰 환율 영향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최근 루블화 등 일부 현지 통화의 가치가 급락하며 판매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달러 대비 루블화의 가치가 급락한 데 대해 판매가를 올릴 경우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판매가를 그대로 둘 경우 원자재와 부품의 경우 달러로 지불을 해야 해 손해를 보며 파는 경우까지 생기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환율 정책의 경우 지불할 통화와 들어오는 통화의 매칭을 최대한 맞추도록 자금운용 자체에 신경을 썼지만 최근에는 현지 판매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에 따라 매번 판가를 조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욱 세밀하게 현지 통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양재동 본사에서 가동 중인 글로벌종합상황실을 풀가동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직접 지시로 1999년 설립된 해외품질상황실을 2008년 1월 글로벌종합상황실로 확대 개편했다. 수십 대의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국내 공장은 물론 미국, 중국, 현대차의 전 세계 생산시설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고 공장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주말도 없이 365일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 중이며 상황 변동에 따른 즉각 보고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정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최고위층에도 보고가 이뤄지고 있다. 적절한 재고 수준 관리를 위해 매일 판매 상황과 시장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양재동사옥.

현대차그룹은 특히 엔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현대기아차는 일본에 수출하지 않는 관계로 엔화 약세가 경영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엔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 것은 글로벌시장에서 도요타와 직접 경쟁하고 있는 만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업체들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상 대응체계 강화는 물론이고 낭비요소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라면서 "고급차 판매비중을 늘리고 부품의 현지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환리스크를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환율의 변동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 및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점검수위를 격상시켰다. LG전자는 환율 변동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화자산ㆍ외화부채 균형유지에 주력하고 있으며 글로벌 해외 현지생산기지 구축 등을 통해 환율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또 대외 변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금융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뉴저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국 베이징(北京), 싱가포르 등 4개의 LG전자 해외 금융센터를 포함, 전사 차원에서 전 세계적 경영활동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재무 위험을 선제적이며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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