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4년 만에 TV 매출 동반 '마이너스'-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시장 환율 약세…'현지 판매가 인상→판매 둔화' 악순환-부품사, 달러 거래로 영향 적었지만 장기화될 경우 '환 리스크' 2차 피해 올 수도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전자업계가 신흥국 환율 리스크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TV와 가전제품 등 완제품 수출업체의 피해액이 1조4000억원에 이르는 등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TV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9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유로 이머징(emerging, 신흥) 시장 통화 약세로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약 8000억원, LG전자는 약 6000억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각각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TV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사업부는 1400억, LG전자 HE(Hone Entertainment)부문은 62억의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양사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한 것은 4년 만이다.환율로 인한 피해는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시장에서 가장 컸다. 루블화 등 현지통화 가치가 극심히 떨어지면서 원화 매출은 줄어든 반면 원-달러 강세로 인한 재료비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LG는 TV 등 가전제품에 대한 현지 판매 가격을 불가피하게 인상 조정했고, 이는 다시 판매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연출됐다. 판매가를 올렸다고 해서 환율 약세 폭을 완전히 커버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자 일부 내수 소비자가 해외직구를 통해 TV 등 가전제품을 구입하고 나서면서 국내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반면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부품사들은 완제품 수출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 리스크에 의한 매출 영향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사 관계자는 "환율이 1분기 실적에 유의미한 수치로 나타날 만큼의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며 "(부품사는) 대부분 현지화 대신 달러화로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원재료값 하락으로 이익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완제품사의 환율로 인한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부품사도 공급 과잉으로 인해 2차적 피해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2분기 이후 전망도 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전자업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유로 및 이머징 시장 환율 약세에 따른 수요 둔화가 우려된다"며 "부품사업은 견조한 수급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세트 제품 수요 감소에 따른 부정적 영향 및 LCD패널 증가 공급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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