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더]김상열의 의지 vs 박삼구의 명분…금호산업 누구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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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금호산업 인수전이 28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있는 기업이자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도 품을 수 있는 인수합병 시장의 대어(大魚)다. 원주인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서는 금호산업을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는 명분론에서 앞선다.반면에 재계 다크호스로 떠오른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호남연고 기업에서 전국구 더 나아가 글로벌 무대에서 호반과 자신을 알리는 절호의 기회이다. 금호산업 인수전은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의지가 얼마나 베팅(인수가격)에 담길 것인가와 박 회장의 명분이 김 회장의 베팅을 뛰어넘을 수 것인가 관전포인트다. 의지와 명분의 싸움이지만 금호산업 몸값이 마냥 천정부지로 치솟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상열 회장은 자금동원력을 앞세워 수 차례에 걸쳐 금호산업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반면에 박삼구 회장은 순리(順理)를 강조하면서 금호산업을 다시 품는 데에 낙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둘 모두 금호산업 인수금액이 적정가를 훨씬 넘어서는 데 대해서는 모두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지난달부터 진행한 5주간의 예비실사를 마치고 이날 오후 3시 본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을 통해 보유하게 된 57.5%(약 1955만주)다.2014년 시공능력평가에서 20위에 오른 중견 건설업체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지분 30.08%)여서 금호산업을 지배하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다.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 지분 46.00%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지분율 100%), 금호사옥(79.90%),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IDT(100%)를 계열로 거느리고 있다.현 주가(28일 개장가 2만3500원)로만 따지면 5000억원을 밑돌지만, 국내 제2의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소유할 기회여서 실제 인수전에서의 가치는 8000억원∼1조원 수준에 이르리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산업은행이 2월에 선정한 입찰적격자는 5곳이다. 호반건설, MBK파트너스, IBKS-케이스톤 컨소시엄,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등이다. 이후 예비실사 과정에서 호반건설과 MBK파트너스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호반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재무적투자자(FI)는 발을 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날 접수한 제안을 29일 채권단협의회에 부쳐 금주 중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박삼구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 통보를 받은 뒤 한 달 이내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박 회장은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박 회장이 2010년 금호그룹 워크아웃 사태 이후 사재 3300억원을 털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한 대가로 보장받은 권리다.박 회장이 우선협상대상자의 조건을 받아드릴 경우 나머지(7.48%)는 추후에 매각한다. 최종 협상자가 선정되면 매수자 실사가 2~3주간 진행되고 이후 최종계약이 체결된다. 공정위 승인이 떨어지면 매각은 완료된다. 채권단은 일련의 모든 과정이 8월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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