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오는 29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둘러싼 논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일 동맹 강화에 적극적 지지 입장을 보여온 미국내 보수단체들도 29일이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생일을 기리는 쇼와(昭和)의 날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보수적 성향의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의 에덴 엡스타인 부편집인은 지난 21일 ‘아베에게 잘못된 날짜(A Bad Day for Abe)’ 라는 제목의 컬럼을 통해 “(공화당) 의회 지도자들은 아베의 연설 날자를 다시 잡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가장 핵심적인 동맹인 일본의 총리가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것은 좋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날짜를 잘못 골랐다”고 지적했다. 엡스타인 부편집인은 “그날은 (2차세계대전의 책임이 있는) 히로히토 일왕의 생일을 기리는 날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물론이고 미국의 참전용사들조차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극우 보수단체인 티파티의 웹사이트인 '레드 스테이트'도 아베 총리의 연설을 연기하라고 요구했다. 레드 스테이트는 “아베 총리가 히로히토 일왕의 생일날 연설하겠다는 것은 (2차세계대전) 참전용사들과 아시아 동맹국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연설을 다른 날짜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이와는 별도로 미국내 동아시아 문제 전문가인 데니스 핼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구원은 "일왕의 생일을 아베 총리의 연설 일로 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일본군 포로 수용소에 있었던) 영화 '언브로큰'의 실제 주인공 루이 잠페리니는 지금 우리 곁에 없지만, 당시 전쟁 포로들이 히로히토 일왕 초상화에 부복을 강요당하며 겪은 고통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오는 26일부터 미국을 국빈 방문하며 29일엔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처음으로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 나선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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