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회 위원장 임종룡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공개세미나가 열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오늘 토론의 장을 마련해주신 금융연구원 신성환 원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우리 은행산업의 미래와 발전방향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함께 해주신 발표자와 토론자 분들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무엇보다도 오늘 발표 준비를 위해 지난 3개월 이상 노력해주신 TF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이 자리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과 관련하여 그동안 TF에서 논의된 주요내용을 중심으로 공개토론을 하는 자리입니다.정부(안)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님을 여러분께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정부는 오늘의 토론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사실 오늘 다루는 인터넷전문은행 문제는 아주 낯선 주제는 아닙니다.지난 10여년 동안 두 차례의 본격적인 논의가 있었지만, 안타깝게 무산된 바 있습니다. 저는 이번이 마지막 시도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세계 경제여건과 글로벌 금융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과 IT의 융합이라고 하는 핀테크 혁명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통해 금융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혁신의 범위도 단순히 소액지급결제와 송금 차원을 넘어 자산운용, 여수신 등 종합 금융서비스까지 확대되고 있어 머지않은 장래에 은행산업 자체를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스페인의 한 은행가(BBVA의 CEO)는 “미래 은행의 성패는 결국 데이터에 달려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In the end, what will the bank of future be? All about data.")어떤 은행이 “고객 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효과적으로 분석하여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혁신적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핵심적인 경쟁력(crucial competitive edge)이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핀테크 혁명에 따른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입니다.해외에서는 이미 온라인 시대가 열리고, 온?오프라인 채널간의 장벽도 깨져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핀테크 기술을 접목한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갈망하는 수요가 충만합니다.보험과 증권 등 제2금융권에서는 이미 온라인전업사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제도와 규제는 오프라인 눈높이에 맞춰온 것이 사실입니다.이제는 금융당국부터 변하고자 합니다. 온라인을 통한 금융서비스가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도록 제도와 규제를 재설계하겠습니다. 은행들도 자기시장 잠식, 즉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러한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코닥(Kodak)사가 세계최초로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고도 필름명가라는 현실에 안주하다가 파산한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저는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할 수 있는 적기(適期)이자, 호기(好期)라고 생각합니다.은행산업이 당면한 현실을 보면 저금리 기조속에 NIM(Net Intereast Margin), 즉 순이자마진이 지속 하락하고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한편 소비자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요구수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도 여전합니다.이러한 기대가 있기 때문에 해외 선진국에 비하면 출발이 다소 늦었더라도 신속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특히, 세계 최고수준의 IT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십분 활용한다면 경쟁력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저는 오늘 논의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우리 금융산업의 역동성과 활력을 제고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이를 통해 우리 은행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세계시장으로 뻗어가는 첨병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한편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실효성이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가지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미 인터넷뱅킹이 잘 되어있어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안주하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거대한 핀테크 물결을 외면하다보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세계 금융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핀테크는 지나가는 한순간의 바람이 아니라, 먼 장래까지 지속될 대세적 흐름입니다.인터넷전문은행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어떻게 하면 보다 성장가능성 있고 지속가능한 인터넷 전문은행을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우려되는 부작용은 최대한 줄일 수 있는지 차근차근 고민하고, 하나하나 결정해 나갔으면 합니다.해외의 성공사례를 면밀히 살펴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실패사례의 원인도 분석해야 합니다.늦었다고 서두르지 말고, 보다 긴 호흡으로 우리 금융산업의 ‘미래’를 이야기해 봅시다.출발이 늦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고 이미 늦어버린 것은 아닌지 조바심도 납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준비하여 도약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오늘 발표되는 방안과 제시된 의견이 결실을 보려면 앞으로 지난(至難)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그동안 당연하다고 또는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제도와 관행들을 정비해야 합니다.그동안 견지해왔던 은산분리 규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수십년간 대면으로만 허용되던 실명확인 방식 관행도 이번 기회에 바꾸어야 합니다.걸림돌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치우겠습니다.그러나, 금융산업 종사자 여러분이 주어진 자율을 책임있게 활용해야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습니다.특히,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신뢰가 무너지고 규제강화 목소리가 다시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합니다.정부는 오늘의 토론내용을 비롯하여, 여러 전문가와 현장의 의견수렴을 거쳐 6월중 정부안을 마련하여 발표할 계획입니다.계좌개설시 비대면으로 실명을 확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제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논의를 하면서 촉발되었지만 모든 금융회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므로, 이른 시일내에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다만, 비대면 거래시 있을 수 있는 부작용도 최소화되도록 보완방안도 함께 고민중에 있습니다.비대면방식은 창구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한 측면도 있지만, 대면하는 방식보다 본인확인 과정은 더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금융회사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하고 현장에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습니다.저는 우리 금융시장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최대한 조기에 출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정부가 제도개선을 통해 자리를 마련해 드릴 수는 있지만 어떤 작품을 만드느냐 하는 것은 결국 시장 참여자 여러분의 몫입니다.오늘 세미나에서 시작된 작은 한걸음이 우리 금융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하나의 족적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지혜와 열정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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