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급여력비율 기준 완화 요청 수용신뢰수준 상향으로 RBC부담 커져…업계 "감독규정에 명문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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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에게 지급여력(RBC) 비율로 구두 권고해왔던 '150% 기준'을 더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던 사안을 앞서 시행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참에 RBC 기준을 낮춰 이를 감독규정에 명문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1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건전성 평가 기준으로 권고해왔던 'RBC비율 150%' 기준을 최근 없앴다. 보험업법은 100% 이상을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금감원은 그동안 150% 수준을 유지할 것을 요구해왔는데 이같은 입장을 접은 것이다. 손해ㆍ생명보험협회는 지난해부터 RBC권고 기준을 완화해줄 것을 금융당국에 지속적으로 요청해왔고, 손보협회는 지난달 'RBC비율을 130%로 낮춰 이를 감독규정에 명시해 달라'는 내용의 서면요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기도 했다.'RBC비율 150%' 권고가 사라진 것은 올해부터 보험사 신용 리스크 산정시 적용하는 신뢰수준이 기존 95%에서 99%로 상향조정된 것과 무관치 않다. 신뢰수준을 95%에서 99%로 높인다는 것은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비해 자금을 확보하는 수준을 95%에서 99%로 강화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조치여서 RBC비율 150%보다 구속력이 높다. 보험사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신뢰수준을 높이면 RBC비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연내 완화된 RBC비율 기준을 명문화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보험사들은 금리리스크에 적용되는 신뢰수준을 99%로 상향 조정하면서 RBC비율은 292.3%로 전분기(305.7%)보다 13.5%포인트 하락했다. 생보사 RBC는 310.4%로 전분기(325.2%)대비 14.8%포인트, 손보사 RBC는 256.3%로 전분기(268.5%)대비 12.3%포인트 떨어졌다.금융당국은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구두 권고를 없앴지만 RBC비율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는 아직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RBC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 경우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며 "RBC는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규정인 만큼 실효성과 형평성을 면밀히 따져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자본 확충을 원활히 실현했을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 은행권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배당 인센티브'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자본력이 충분한 은행은 배당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조치한 바 있다.한편 보험업계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금리역마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 전체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4%인 반면 보험부채 적립이율은 4.8%로 나타나 0.4%포인트의 금리 역마진을 기록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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