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來 최대폭 감소 '美 버번위스키 인기+中 부패단속 탓'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스카치 위스키의 지난해 수출 규모가 16년 만에 가장 큰폭으로 줄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카치 위스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미국에서 스카치 위스키 대신 버번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고 중국이 부정부패 단속을 강화하면서 아시아의 스카치 위스키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영국스카치위스키협회(SWA)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 위스키 수출 규모는 2013년 대비 7.4% 감소해 39억4000만파운드에 그쳤다. 7.4%는 1998년 이후 가장 큰폭 감소한 것이다. 데이비드 프로스트 협회장은 경제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유도 스카치 위스키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며 차기 영국 정부가 위스키 산업 부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스키는 순수출 규모를 따졌을 때 영국 무역에서 기여도가 두 번째로 큰 상품이다. 지난해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 규모는 2013년에 비해 9% 감소해 7억5000만파운드에 그쳤다. 유로모니터의 스피로스 말란드라키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수출이 감소한 것에 대해 그동안의 승리감에 지나치게 도취해 마케팅에 힘을 쏟지 않고 젊은 소비자들에 어필하지 못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버번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스카치 위스키가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스카치 위스키 수입규모가 두 번째로 큰 프랑스는 지난해 2% 오른 4억4500만파운드어치의 수입량을 기록했다. 반면 세 번째 큰 수입국인 싱가포르로의 수출 규모는 2억100만파운드에 그쳐 2013년 대비 39% 급감했다.말란드라키스는 싱가포르 수출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 중국의 부정부패 단속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스카치 위스키의 아시아 수출 허브 역할을 한다. 영국에서 중국으로 직접 수출되는 스카치 위스키의 양은 많지 않은 편인데 이 또한 지난해에는 23%나 줄어 대(對)중국 수출 규모가 3900만파운드에 그쳤다. 중국과 반대로 인도로의 수출은 크게 늘어 2013년 대비 29% 급증한 8900만파운드를 기록했다.유럽의 경우 프랑스를 제외할 경우 대부분 감소했다. 스페인 수출량은 8% 감소한 1억6600만파운드, 독일 수출량은 18% 감소한 1억4100만파운드를 기록했다. 영국의 주류 소비 자체가 줄면서 스카치 위스키의 영국 내 인기도 시들해지고 있다. SWA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판매량도 10% 가까이 떨어졌으며 특히 지난달 판매량은 8.3%나 줄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