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놀래킨 '기술금융 대모(大母)' 권선주 행장

中企사정 이해…임종룡 '역시 대모'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과 권선주 기업은행장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기술금융 대모(大母)'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연신 놀래켰다. 중소기업 사정을 속속들이 이해하는 것은 물론 10년도 더 지난 일을 기억해냈다. 지난달 31일 임종룡 위원장은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기술금융 수혜기업 AP우주항공을 방문했다. 기술금융 적용 사례를 접하기 위한 현장방문으로 권 행장,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이 동행했다. 기업 설명 자리에서 유권영 AP우주항공 부사장은 "외국산이 지배하던 부품 시장을 국산화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며 구체적 절감 수치를 언급했다. 그러자 권 행장은 "경쟁사와의 관계도 있을 텐데 이렇게 자세한 숫자가 기사화돼도 괜찮으냐. 기존 대비 비용을 20% 낮췄다고 표현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들이 주력 제품의 생산 비용을 공개한 뒤 글로벌 경쟁사 등이 이를 악용하는 점을 염려한 것이다. 곁에 있던 임 위원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숫자는 공개를 안 하는 것으로 하자"고 동의했다. 이어 기술보증기금 관계자가 기술평가 과정을 설명하며 다른 수혜업체로 '마크로젠'을 언급하자 권 행장은 "마크로젠이라면 염기서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아니냐. 혜화동에 있다가 가산동으로 옮긴 것으로 아는데"라고 질문했다. 마크로젠은 염기서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 입주해 있던 본사를 지난 2000년 종로구로 옮겼다가 2004년 금천구 가산동으로 이전했다. 권 행장은 10년도 더 지난 일을 기억해내고 이를 언급한 것이다. 임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역시 대모시다"고 화답했다. 권 행장은 2013년말 취임 후 줄곧 기술금융에 힘써 왔다. 특허권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대출을 시중은행 최초로 내놨고, 지난해 7월 기술금융팀을 사업팀과 평가팀으로 나눈 데 이어 올 초에는 벤처금융팀을 신설했다. 덕분에 지난해말 기준 기업은행 기술금융 대출 실적이 2조2165억원으로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올초 공개석장에서 "기술금융에 앞장서고 있다"며 권 행장을 추켜세웠다. 이날 권 행장은 "기술금융이 계속 유지되면서 국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고 임 위원장은 "기술금융이 반짝 정책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제도로 정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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