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다라기자
정현진기자
▲ 청소년 거리상담 부스
상담가들은 다소 민감한 질문일 수 있는 가출, 성매매 등을 '쉽게' 말했다. 청소년들이 말하기 어려워하는 주제를 쉽게 상담하고 털어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황푸른솔(다시함께상담센터 상담가)씨는 "진지하게 물으면 집에 연락할까봐 아이들이 오히려 입을 다문다"며 "편하게 물어야 말해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고민을 털어놓게 된다"고 말했다.한 상담부스에서는 '불안 정도'를 측정하며 상담가들은 검사지를 작성하는 청소년들에게 "밥은 잘 먹고 다니니?" 같은 원래 알던 사이인 듯 말을 건넸다. 그러자 두 청소년들은 의외로 쉽게 지금 집에서 나와 생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실제로 이날 상담가들은 처음부터 '고민 상담'을 하라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퀴즈, 게임, 설문지 작성, 팔찌만들기, 그림그리기 처럼 단순한 행동을 함께 했다. 강은영(동작구청소년상담센터 상담가)씨는 "청소년들과 상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간단히 그림을 그리거나 팔찌를 만들거나 하면서 대화하다보면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그럴 때 힘들 때 찾아오라고 전화번호를 준다"고 말했다.▲ 거리상담이 이뤄지고 있는 신림역 인근, '가출팸' 청소년들이 많이 간다는 '신림 디스코 팡팡' 간판이 보인다.
이날 상담은 오후10시까지 이어졌다. 상담가들은 연신 핫팩을 주물러가며 밤 늦게까지 부스를 지켰다. 상담부스에는 130여명의 청소년들이 다녀갔다. 시 산하 한 청소년 센터에 근무했었다는 김모씨는 "청소년들이 실제로 상담부스에 찾아와서 상담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학교 밖 청소년들은 교육청 소관 밖이라 상대적으로 더 방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당장 상담이 이뤄지지는 않더라도 학교에 나가지 않는 청소년들을 위해 이러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담부스를 지켜보던 신림동 주민 김종학(65)씨는 "자식 키워본 입장에서 가끔 늦게까지 길에 있는 학생들을 만나면 만원 씩 쥐어주고 집에 들어가라고 할 때가 있다"며 "이러한 행사가 있어 다행이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